민물회 속 간흡충, 담도에 만성 염증 유발
충분한 가열이 핵심…복통·황달 땐 병원 방문

쫄깃한 식감과 담백한 맛으로 즐겨 찾는 민물회가 건강에는 치명적인 위험을 안길 수 있다. 민물고기에 존재하는 기생충인 간흡충이 인체에 들어오면 담도에 자리 잡아 장기간 염증과 조직 손상을 일으킬 수 있고 감염이 오래 지속되면 담관암 발생 위험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민물고기를 충분히 익혀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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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한마음병원 소화기내과 황준성 교수는 최근 병원 유튜브 채널을 통해 민물고기에 서식할 수 있는 기생충이 담석과 담도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향어회를 두고 "진료실 앞에 'NO 향어회'라고 써놓고 싶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증상 없이 진행되는 간흡충 감염

민물회를 먹을 때 경계해야 할 대표적인 기생충은 간흡충이다. 간디스토마라고도 불리는 이 기생충은 잉어와 붕어, 참붕어 등 잉엇과 민물고기를 통해 감염될 수 있다. 감염력이 있는 유충이 포함된 민물고기를 날것으로 먹으면 기생충이 입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오고, 소장을 거쳐 담관으로 이동해 성충으로 성장할 수 있다.


간흡충 감염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초기에는 감염 사실을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감염자 상당수는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지만, 감염이 진행되면 소화불량과 복통, 식욕부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상태에 따라 황달과 같은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문제는 기생충이 담관에 정착한 뒤 장기간 생존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담관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십이지장으로 운반하는 통로로, 지방 소화에 필요한 담즙의 이동을 담당한다. 간흡충이 이곳에 머무르면 담관벽을 반복적으로 자극해 염증과 흉터를 유발하고 조직 손상을 누적시킬 수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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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변화는 담즙의 흐름을 방해해 담관염이나 담석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기간 지속되는 염증과 손상은 담관암 발생 위험과도 관련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간흡충을 사람에게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된 1군 발암 요인으로 분류한다.


다만 간흡충에 감염됐다고 해서 모두 담관암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감염 여부와 기간, 담관 손상 정도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황 교수는 과거에 간흡충에 감염됐던 흔적 역시 담도암 위험 요인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물고기는 충분히 익혀야…절임·훈제도 안심 못 해

간흡충 감염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민물고기를 충분히 익혀 먹는 것이다. 겉면만 익히는 데 그치지 않고 속까지 충분히 가열해야 한다. 날것으로 먹는 민물회는 물론, 가열 여부가 불분명한 조리 방식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소금에 절이거나 훈제·절임 방식으로 가공했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민물고기를 소금에 절이거나 훈제하는 등의 방식만으로는 감염력이 있는 기생충이 제거되지 않을 수 있다고 안내한다. 익히지 않은 민물고기를 이러한 방식으로 가공해 먹는 습관 역시 감염 위험을 완전히 없애는 방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조리 과정에서의 위생 관리도 중요하다. 민물고기를 손질한 칼과 도마를 다른 식재료에 그대로 사용하면 교차 오염 가능성이 있으므로, 조리도구를 분리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질병관리청도 민물고기 손질에 사용한 칼과 도마를 다른 식재료에 바로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한다. 사용한 조리도구는 끓는 물로 가열하거나 적절한 방법으로 세척하고, 손질이 끝난 뒤에는 손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증상 유무만으로 감염 여부를 판단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간흡충증은 대변에서 기생충 알을 확인하는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으며, 감염이 확인되면 구충제인 프라지콴텔로 치료한다. 다만 감염이 장기간 이어져 담관에 손상이 발생했다면 기생충을 제거한 뒤에도 손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아픈 뒤 괜찮아져도 안심은 금물

간흡충 감염만큼 주의해야 할 문제는 담석이다. 담석이 담관을 막으면 담즙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지면서 명치나 오른쪽 윗배에 갑작스럽고 강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통증이 수 시간 이어지다가 막혔던 부위가 풀리면서 가라앉기도 한다.


이처럼 통증이 심했다가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사라지는 양상은 단순 위경련이나 소화불량으로 오인하기 쉽다. 그러나 통증이 사라졌다고 해서 원인이 해결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담석으로 인한 통증은 재발할 수 있고, 담관이 막힌 상태가 지속되면 염증 등 더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황 교수는 담석 환자 중 위경련과 비슷한 증상으로 응급실을 여러 차례 찾은 뒤에야 원인을 확인하는 경우가 있다며 강한 통증이 나타났다가 서너 시간 후 거짓말처럼 사라지는 양상을 설명했다. 반복되는 복통을 단순한 소화기 증상으로만 여기지 말고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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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심한 복통과 함께 발열이나 오한, 황달이 나타난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담관 폐쇄와 감염 등 신속한 처치가 필요한 질환일 수 있으므로 증상이 동반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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