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청와대서 獨 메르츠 총리와 정상회담
공동 언론 발표…공동성명도 채택
경제·하이테크 협력 틀 마련
AI·반도체·핵심광물 공급망 공조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조속 추진
EU 산업가속화법 협조 요청

이재명 대통령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29일 양국 관계를 '강화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경제·하이테크 분야의 새로운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반도체·배터리·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과 핵심광물 공급망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국방·방산 분야에서도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추진하고 공동 개발과 합작 투자 등 장기적 협력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메르츠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이 같은 합의 내용을 공개하고 정치·안보·문화·인적교류 등 전방위적인 협력 확대 방안을 담은 공동성명도 채택했다. 이 대통령은 "깊은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양국 간 '강화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기로 했다"며 "오늘의 정상회담은 한·독 관계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중요한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역 넘어 첨단산업으로…EU 규제 대응도 공조

이재명 대통령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29일 청와대에서 공동 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2026.10.29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29일 청와대에서 공동 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2026.10.29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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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진 분야는 경제·산업 협력이다. 양국은 '경제·하이테크 파트너십 프레임워크'를 통해 공동 연구와 산업 프로젝트 발굴, 기술·표준 협력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자동차·배터리·반도체 등 기존 주력 산업뿐 아니라 AI·양자·바이오·우주 등 미래 성장 동력 분야에서도 공동 연구와 기술혁신을 추진한다.


특히 양국은 핵심광물과 에너지 안보 분야의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세계적인 공급망 재편과 첨단기술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양국의 산업 경쟁력을 결합해 경제안보 협력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유럽연합(EU)의 산업정책 변화에 대한 대응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EU가 추진하는 '산업 가속화법'과 관련해 한국 기업이 EU 역내 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독일 측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유럽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독일의 협력을 확보하려는 취지다. 에너지 분야에선 '에너지 파트너십 공동의향서'를 갱신해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분야의 정책·기술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기업과 연구기관 간 공동연구를 통해 에너지 전환과 청정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을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양국은 '한·독 이중과세 방지협정 개정 의정서'에도 서명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의 조세 관련 불확실성을 줄이고 투자 환경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서울에서 개막한 독일 경제계의 주요 행사인 '아태 비즈니스 회의(APK)'도 양국 경제협력 확대의 계기가 될 전망"이라며 "독일 주요 기업인들의 방한을 계기로 새로운 투자와 협력 기회가 창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추진…방산 공동 개발 모색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0.29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0.29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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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안보 분야에서는 협력의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은 국방 당국 간 전략적 소통을 확대하고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조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군사정보 교류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안보 협력의 범위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방산 분야에서도 단순한 무기 거래를 넘어 합작 투자와 공동 개발 등 장기적인 산업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방산기업들이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과 장기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양국이 보유한 우수한 방산기술과 산업역량을 바탕으로 방산기업 간 호혜적 협력의 기회를 적극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양국은 동북아시아와 유럽의 안보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인식에도 공감했다. 특히 분단과 통일을 경험한 독일은 한반도 대화 재개와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공감을 표명했다. 또 양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 자유무역 질서 유지, 기후위기 대응 등 주요 국제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파독 간호사 60주년…인적교류 확대도 합의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6.10.29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6.10.29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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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상은 국민 간 교류 확대에도 뜻을 모았다. 올해는 한국 간호사 파독 60주년으로, 양 정상은 파독 광무와 간호사들의 헌신이 양국 경제발전과 우호 관계의 밑거름이 됐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교육·문화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고 미래세대 간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국민과 기업인들이 독일 방문 및 체류 편의를 높이기 위해 비자와 체류 허가증 발급 기간이 단축될 수 있도록 메르츠 총리에게 고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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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메르츠 총리의 방한은 취임 이후 처음이자 독일 총리의 양자 방한으로는 3년 만이다. 두 정상은 지난 6월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담한 이후 약 4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이 대통령은 "오늘의 합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양국 국민이 체감할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메르츠 총리님과 더 긴밀히 소통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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