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m금융톡]은행권 인사시계가 돈다…12월 '최종 후보'에 쏠리는 눈
속도 내는 차기 은행장 선임 절차
후보군 벌써 추린 신한·하나…일정·절차도 공개
역대급 실적 속 내부통제 역량 변수로
연말이 다가오면서 은행권 인사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올해 12월 31일 5대 은행장의 임기가 일제히 만료되면서 현 수장의 연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동시에 쇄신을 앞세운 세대교체 가능성과 새로운 인물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대출자산 확대 등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인공지능(AI) 기반 해킹 위협과 증권사의 대형화, 디지털자산 경쟁 등 은행권 앞에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 놓여 있는 탓이다. 이사회가 차기 행장에게 어떤 리더십을 요구하느냐에 따라 인선 판도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차기 은행장 인선 절차가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곳은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21일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하고, 한 달여간 초기 후보군(롱리스트)을 검증한 뒤 지난 27일 1차 압축후보군을 선정했다. 후보군 규모는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의 2~3배 수준이다. 통상 숏리스트가 3명 정도로 구성되는 점을 감안하면 후보군을 5~6명으로 추린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추가 검증을 거쳐 숏리스트를 확정하고, 12월 초 최종 후보자를 추천할 예정이다.
하나금융 역시 지난달 30일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하고, 지난 26일 5대 지주 중에서는 가장 먼저 숏리스트를 확정했다. 숏리스트는 3명 정도로 추정된다. 후보군이 좁혀지면서 업계에서는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포함 여부와 새로 추가된 인물 등을 놓고 이미 다양한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내부적으로는 명단 함구령이 떨어졌다.
우리금융 역시 지난달 30일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했으며, KB금융과 NH농협금융도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에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하도록 한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역시 11월 중 후보군을 추가로 압축하고 심층 면접 등을 거쳐 12월 초·중순 최종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
차기 행장 선임을 결정지을 은행권 공통의 변수는 실적과 내부통제 관리 능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5대 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급 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신한 3조6837억원 ▲KB국민 3조5763억원 ▲하나 3조3157억원 ▲우리 2조4006억원 ▲NH농협 1조7523억원으로, 우리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 모두 3분기 누적 순이익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다만 실적 자체는 대출자산 확대와 이자·수수료 이익 증가 등 긍정적 경영환경이 맞물린 효과인 탓에 능력을 검증하기엔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규모보다는 대내외 불안정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실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내부 체력을 얼마나 키워놨는지, 키울 역량이 되는지가 차기 행장 결정의 주요 점검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은행권에 놓인 환경은 그리 녹록지 않다. 대형 증권사는 증시 호황기 대거 유입된 자금을 유지하기 위해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를 발판 삼아 자체적인 자금조달 기반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은행이 증권사와 고객자금 유치 경쟁을 벌이게 되면서 자금조달 기반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스테이블코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등 디지털자산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주도권 선점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다.
연말 인사 시즌을 앞두고 발생한 고객정보 유출 악재는 내부통제 관리 능력을 차기 행장 검증의 최우선 기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AI 기반 해킹 공격이 갈수록 정밀해지는 상황에서 보안 리더십도 중요한 검증 기준으로 떠오른 셈이다. 특히 현 수장들의 경우 정보보호 의지는 물론 이번 사태를 수습하고 방어 체계를 재정비한 과정이 주요 점검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이번 인선 과정이 과거와 달라진 점은 선임 절차와 일정 공개가 투명해졌다는 데 있다. 특히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경영승계절차 개시부터 후보군 압축 일정까지 외부에 공개했으며,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후보자를 검증하고 추천할 수 있도록 권한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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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계자는 "지주회장의 의중보다 능력 중심의 검증이 얼마나 공정하게 이뤄졌는지가 가장 중요한 부분일 것"이라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지주 이사회 의장들에게 학연·지연·인맥 등 사적 관계에 얽매이지 말 것을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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