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산업계 열에너지 탈탄소 전환 토론회
산업용 히트펌프 R&D 과제, 상용화 단계
원전 폐열도 재활용 방안 추진
히트펌프, 산단 석탄열병합 당장 대체 어려워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29일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열린 '산업계 열에너지 탈탄소 전환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29일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열린 '산업계 열에너지 탈탄소 전환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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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주택용 히트펌프 보급 사업을 시작한 데 이어 내년에는 산업용 히트펌프 사업에 본격 나선다. 반도체 공장이나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폐열을 이용해 산업용 열에너지를 공급하겠다는 방안도 나왔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9일 서울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열린 '산업계 열에너지 탈탄소 전환을 위한 산업용 히트펌프 기술개발 및 활용 토론회'에서 "올해 가정 분야 열에너지의 탈탄소를 시작했다면 내년에는 산업 분야 열에너지의 탈탄소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밝혔다.

현재 산업 공정에서 사용하는 열은 석탄 및 액화천연가스(LNG) 보일러를 가동해 공급하고 있다. 산업 단지에서는 석탄·LNG 열병합발전소에서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해 입주 기업에 공급한다.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2040년까지 석탄발전소를 폐쇄하기로 한 상태여서 산업단지의 석탄 열병합발전을 다른 수단으로 대체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후부는 산업용 히트펌프가 이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히트펌프는 외부의 공기열, 수열, 지열과 전기의 힘으로 열에너지를 공급하는 장치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주택용 히트펌프의 경우에는 외부 열을 이용해 약 80℃까지 난방열을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산업 공정에는 150℃ 이상의 열을 대량으로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고온 가열과 대용량 히트펌프 기술이 필요하다.


에너지기술평가원은 국책과제를 통해 3가지 실증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는 3.5메가와트(㎿)급 1000RT(냉동톤) 대온도차 히트펌프를 개발해 아진P&P 제지 건조 공정에 설치해 적용하고 있다.


김진두 아진P&P 대표는 "히트펌프의 성능계수는 3.6 이상 나오고 있다"며 "폐열을 100% 회수할 경우 LNG 보일러 대비 연간 탄소 배출량을 42% 저감하고 에너지 비용을 38%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센추리는 180℃급 고온 스팀 히트펌프를 개발해 내년부터 동원F&B 광주 공장 살균 공정에 설치해 실증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3㎿ 용량이며 2.5의 성능계수를 나타내고 있다. 동원 F&B는 현재 LNG 스팀보일러를 사용하고 있다.


신성엔지니어링은 이차전지 드라이룸 건조에 필요한 열과 냉수를 동시에 생산하는 히트펌프를 개발하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반도체 공장과 원전의 폐열을 활용한 히트펌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난방공사 신동인 GX본부장은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미활용 열을 활용하는 실증사업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장에서 나오는 폐열을 히트펌프를 통해 고온으로 가열한 후 공정에 재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연난방공사는 현재 원전 증기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수요 기업을 파악하고 있다.


에너지기술평가원은 현재 3㎿급인 히트펌프 실증 사업을 10㎿급 이상으로 대용량화하고 기계적증기재압축(MVR) 기술을 활용해 200℃ 이상의 고온열을 생산하는 R&D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기술평가원 김봉균 에너지전환본부장은 "산업부문 보급 확대를 위해 제지, 식품, 화학 등 다양한 분야로 레퍼런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공단은 내년에 60억원을 투자해 산업용 히트펌프 지원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국내 산업용 히트펌프 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진두 사장은 "거의 상용화 전 단계"라며 "제지 산업계에 우선 기술을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 산업단지의 노후 석탄 열병합발전을 당장 히트펌프로 대체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개발중인 히트펌프는 기업 단위 규모여서 산업 단지 전체에 열을 공급하기에는 용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김민수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지금은 기업에서 쓰는 작은 용량의 히트펌프를 개발하고 있는 단계"라며 "산업단지의 보일러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더 큰 용량의 히트펌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산업용 히트펌프는 개발 기업 단위에 검증과 신뢰성을 쌓고 대용량 기술 개발을 통해 단계적으로 산업단지에 확대 적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산업단지용 대용량 히트펌프 개발이 안 된 상황에서 산업단지에서 노후 석탄 열병합발전을 운영하고 있는 집단에너지 사업자들은 LNG 열병합발전소로 전환을 위한 용량 시장 개설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2024년 집단에너지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LNG 용량시장 시범 사업 경쟁 입찰을 실시했으나 그 이후 추가 입찰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최근 국감에서도 산업단지 노후 열병합발전소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지적이 나왔다.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산업단지 전환 수요를 정확히 반영하고 LNG 용량 시장 본입찰 일정과 공익적 평가기준, 사업 이행 관리방안을 조속히 확정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성환 장관은 "석탄 열병합발전소를 LNG 열병합으로 전환할 경우 탄소 저감 효과는 크지 않으면서도 수요 기업들의 비용이 올라가는 문제가 있어 과도기일 수밖에 없다"며"며 "석탄 열병합발전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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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히트펌프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경제성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윤태연 열에너지정책연구실장은 "히트펌프에 사용하는 전기요금의 부담을 완화해 화석연료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추어야 하며 설치 투자 보조와 함께 운영비 차액을 보전하는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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