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급증에 ‘예타 재조사’ 위기
정거장 2곳 줄이고 차량기지 이전 추진
서울시 “예타 다시 받으면 개통 보장 못 해”
신내역 일대 주민 “베드타운 전락” 반발
20년 넘게 답보 상태를 거듭하다 가까스로 재개된 서울 동북권 숙원 사업 '면목선 도시철도'가 공사비 예산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비 급증으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통과가 어렵다고 보고 재조사를 피하기 위해 정거장 수를 줄이고 차량기지 위치를 옮기는 등 사업을 축소하고 나선 것이다. 수혜를 예상했던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서는 등 첫발을 떼자마자 진통을 겪고 있다.
30일 아시아경제가 입수한 '면목선 차량기지 위치변경 사업비 변동안'에 따르면 서울시는 정거장 수를 축소하고 차량기지를 이전해 사업비를 당초 계획보다 494억원을 줄일 방침이다. 정거장을 줄이고 차량기지를 이전하면 보상비와 공사비, 시설 부대경비 지출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면목선 도시철도 건설사업은 서울 동북부의 중랑구 신내동과 청량리를 잇는 사업이다. 기존 지하철 1·6·7호선과 경춘선, 향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C 노선과 연계돼 동북권 교통 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지난 2005년 민간투자사업으로 처음 제안된 이후 20년 가까이 표류하다 2024년 기획재정부 예타를 최종 통과했다. 서울시는 2027년 하반기 착공, 2034년 완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공고 및 공청회를 진행했다.
하지만 공사비가 폭등하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면목선의 추정 총사업비는 국비 40%, 시비 60%로 총 1조4353억원이다. 현행법상 예타 대비 총사업비가 15% 이상 증가하면 재조사를 거쳐야 한다. 이에 서울시는 총사업비 증가 폭을 15% 이내로 조정하기 위해 정거장 두곳을 계획에서 삭제하고 차량기지 위치를 옮겨 사업 규모를 조정한 기본계획안을 내놨다.
시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이용하는 정거장이 줄어들면 정작 노선 이용에는 불편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류경기 중랑구청장과 신내역 인근 주민 대표단이 최근 서울 중랑구청에서 진행한 간담회에서도 불만이 쏟아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신내역 일대 주민 대표는 "이 주변은 주민들을 위한 기반시설과 생활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인데, 인근에 차량기지가 2곳이나 들어서면 동네 전체가 '베드타운'(퇴근 후 잠만 자는 주거 형태)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차량기지 위치를 옮겨 공사비를 얼마나 절감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산출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예타 재조사를 피하고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수정안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면목선은 극적으로 통과된 사업"이라며 "예타를 다시 진행할 경우 통과 여부를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 들어설 동진학교 예정지 인근 차량기지는 전면 지하화하고 지상 상부에는 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과 녹지공간을 조성해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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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구청 관계자는 "숙원 사업인 만큼 하루빨리 진행해야 한다는 요구가 크지만 차량기지 이전으로 피해를 우려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시와 협의안을 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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