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소송법 제정연대 간담회 개최
현행 집단분쟁조정 절차 실효성 떨어져
분쟁조정·민사소송·헌법소원 절차 지연
옵트아웃 집단소송·증거개시 제도 도입 필요

SK텔레콤과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분쟁조정 및 소송 진행 상황과 그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공유하고, 실효성 있는 피해 구제를 위한 제도 개선 방향을 제안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참여연대 등 19개 소비자·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소비자 보호를 위한 집단소송법 제정연대'(이하 제정연대)는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개인정보 소송·분쟁조정,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개인정보 피해 회복 절차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 제안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개최된 개인정보 피해 회복 절차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 제안 기자간담회. 왼쪽부터 김윤진 참여연대 민생경제팀 간사, 최호웅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 김대윤 더드림 법률사무소 변호사, 최새얀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 변호사, 이은후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 참여연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개최된 개인정보 피해 회복 절차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 제안 기자간담회. 왼쪽부터 김윤진 참여연대 민생경제팀 간사, 최호웅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 김대윤 더드림 법률사무소 변호사, 최새얀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 변호사, 이은후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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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김윤진 참여연대 민생경제팀 간사의 사회로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사건 분쟁조정 및 민사소송 ▲쿠팡 개인정보 유출사건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분쟁조정 ▲쿠팡 개인정보 유출사건 민사소송 ▲연계정보(CI) 강제 생성·처리 헌법소원 등 4개 주제에 대해 직접 피해자들을 대리해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변호사들이 발제자로 나서 차례로 발표했다.

SK텔레콤, '인당 30만원' 조정안 수용 거부…485명만 소송 참여, 재판 지연

먼저 SK텔레콤의 2300만명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 중인 최호웅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에 3267명의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해 '인당 30만원을 지급하라'는 조정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SK텔레콤의 수용 거부로 민사소송을 진행하게 됐고, 변호사 비용 등 소송 비용을 부담하면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인원은 485명뿐이었다고 전했다.


최 변호사는 "단체소송 대상에 손해배상청구는 제외돼 있어 개인정보처리자인 기업은 조정안 거부를 통해 조정 절차 전체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행 집단분쟁조정 절차가 실효적인 구제 수단으로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으며, 개별적으로 제기된 소송들에 대한 리딩재판부 지정 등의 제도적 장치가 없어 현재 진행 중인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첫 변론기일조차 잡히지 않거나 이미 확인한 개별 위임 여부를 기업 측에서 문제삼는 등 이유로 재판이 지연되고 있다"고 했다.


또 최 변호사는 "이러한 한계는 집단적 분쟁해결을 위한 집단소송이나 단체소송이 제도화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옵트아웃 형태의 집단소송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옵트아웃(Opt-out) 형태의 집단소송이란 동일한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 중 명시적으로 재판 결과에 구속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제외 신고)를 하지 않은 피해자들이 자동으로 소송에 참여한 것으로 간주돼 소송에 직접 참여한 피해자들이 승소할 경우 배상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소송에 직접 참여한 피해자만 당사자가 되는 옵트인(Opt-in) 방식과 대조되는 개념이다.

쿠팡 집단분쟁조정 진행 김대윤 변호사 "기업 지연 전술 막을 수단 부족"

쿠팡의 3755만개 계정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한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 집단분쟁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김대윤 더드림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현행 집단분쟁조정 절차는 여러 구조적 한계로 인해 민사소송에 준하는 시간이 소요되며, 제도의 본래 취지를 퇴색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개인정보보호법상 집단분쟁조정 기간은 '공고 종료일 다음 날부터 60일 이내'로 돼 있지만, 단서 조항을 통해 위원회 의결로 처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어 기간 연장이 상시화되고 있다"며 "피신청인의 의견제출 기한 등에 대한 통제 규정이 없어 기업이 지연 전술을 펴더라도 이를 막을 수단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또한, 집단분쟁조정 추가 참가 신청 및 본인 확인과 타 기관 분쟁조정 중복 확인을 위한 전자적 시스템이 없어 수십만건을 수작업으로 처리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원회 의결을 통한 기간 연장 요건과 피신청인의 자료 제출 및 의견 제출 기한을 엄격히 제한해 재판 지연을 방지하고, 휴대전화나 공동인증 등을 이용한 '전자적 집단분쟁조정 접수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며 "중복 청구에 대한 다툼은 향후 소송 절차에서 법원의 판단으로 해결하도록 이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개최된 개인정보 피해 회복 절차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 제안 기자간담회에서 최호웅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가 발표하는 모습. 참여연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개최된 개인정보 피해 회복 절차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 제안 기자간담회에서 최호웅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가 발표하는 모습.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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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민사소송 지연…"옵트아웃 방식 집단소송,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해야"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 중인 이은우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는 "피고 측이 행정처분 및 수사·재판 확정 시까지 재판 정지를 요구하거나 원고 측에 손해 입증을 떠넘기고, 피고와 재판부가 소송 위임 및 당사자 인적사항 소명을 요구하며 재판이 지연되고 있다"고 했다.


또 이 변호사는 "이미 해당 사건을 조사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자료 제출에 협조하지 않고 있으며, 원고가 신청한 자료제출명령을 피고가 거부하며 증거 수집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옵트아웃 방식의 집단소송제도가 필요하며, 소송에 참여한 원고에게만 판결 효력이 미치는 옵트인 방식은 피고 기업의 원고 이탈을 노린 재판 지연 전술 채택을 유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관계기관의 비협조와 증거 편재로 인한 피해자의 입증책임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디스커버리(증거개시) 제도를 도입하고, 피고 기업이 피해 회복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면 개인정보보호법 제39조 3항에 규정된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극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보통신망법 '연계정보' 조항 헌법소원 절차 지연…"헌재 신속한 결정, 제도 개편 논의 필요"

정보통신망법 제23조의5 1항에 대한 헌법소원을 진행하고 있는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의 최새얀 변호사는 "온라인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연계정보(Connecting Information, CI)를 이용자의 동의 없이 강제로 생성 및 처리하는 것을 사실상 허용하고 있는 조항으로 인해 개인정보의 침해 및 유출 위험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정보통신망법 제23조의5(연계정보의 생성·처리 등) 1항은 본인확인기관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서비스 연계를 위해 이용자의 주민등록번호를 비가역적으로 암호화한 정보(연계정보)를 생성하거나 제공·이용·대조·연계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면서도 예외를 폭넓게 허용하고 있다.


법에서 인정한 연계정보의 생성이나 이용 등이 가능한 경우는 ▲이용자가 입력한 정보를 이용해 이용자를 안전하게 식별·인증하기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개인정보보호법상 고유식별정보를 보유한 행정기관 및 공공기관이 연계정보를 활용해 전자정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경우 ▲고유식별정보를 보유한 자가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 전송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개인정보 전송을 요구한 정보주체의 연계정보 생성·처리를 요청한 경우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주민등록번호 처리가 허용된 경우로서 이용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연계정보 생성·처리가 불가피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보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본인확인기관과 해당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함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경우 등이다.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개최된 개인정보 피해 회복 절차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 제안 기자간담회에서 김대윤 더드림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발표하는 모습. 참여연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개최된 개인정보 피해 회복 절차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 제안 기자간담회에서 김대윤 더드림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발표하는 모습.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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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변호사는 "연계정보는 인터넷에서 서비스 이용자 개개인이 생성하는 무수한 데이터를 연결해 유의미하게 재구성하는 핵심 수단인데, 현재 연계정보 제도는 온라인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본인확인을 필수로 거쳐야 하는 한국의 환경에서 실질적으로 연계정보의 무한 활용을 강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연계정보의 특성상 유출되거나 기업에서 임의로 활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침해가 막대함에도 위헌성에 대한 심리가 장기화되면서 대규모 연계정보 유출 사고가 빈번히 발생해 시민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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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변호사는 "헌법재판소가 연계정보가 주민등록번호의 유일성과 불변성을 그대로 지닌 채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분명히 판단해야 하며, 이와 별개로 불필요한 본인확인 관행 개선 및 서비스별 식별자 도입 등 제도 개편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석진 로앤비즈 스페셜리스트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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