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청사 소란·폭행 혐의
70대 공무집행방해 사건 파기환송
필요적 변호사건 절차 위반
1심 판결 무효
항소심이 파기 후 다시 판결했어야

“국선 안 붙인 1심도, 항소 기각한 2심도 잘못”… 대법, 소송절차 위반 파기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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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이 70세 이상이어서 법원이 의무적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해야 하는 '필요적 변호사건'임에도 변호인 없이 재판을 진행한 1심 판결은 무효이며, 이를 파기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한 항소심 판결 역시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주심 박영재 대법관)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71세)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지난해 6월 26일 오후 1시경 정부서울청사 민원실에서 "국무총리, 사회부총리, 금융위원장을 만나야겠다. 그들에게 받을 돈이 있다"며 고성을 지르고 소란을 피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유아·장애인 전용 게이트를 막아선 채 제지하는 청사 소속 청원경찰 B씨에게 "이거 완전 나쁜 놈이네"라고 소리쳤다. 양손으로 어깨 부위를 수차례 밀쳐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했다.


1심은 지난해 11월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 80시간도 명령했다. A씨는 청원경찰의 제지 행위가 성희롱·성추행에 해당해 적법한 공무집행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1심 재판 과정에서 당시 만 70세였던 A씨는 사선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았다. 재판부 역시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지 않은 채 심리를 마치고 판결을 선고했다.

이어진 2심에서는 국선변호인이 선정된 상태에서 심리가 진행됐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지난 7월 A씨의 정당행위·정당방위 및 양형부당 주장을 배척하고 항소를 기각해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직권 판단을 통해 1·2심의 소송절차에 중대한 법령 위반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 제3호는 '피고인이 70세 이상인 때' 변호인이 없는 경우 법원이 직권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282조는 이러한 필요적 변호사건의 경우 변호인 없이 개정하지 못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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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이 사건은 필요적 변호사건에 해당한다"며 "1심 소송절차는 형사소송법을 위반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심으로서는 위법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판결했어야 하는데도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함으로써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며 "원심 소송절차도 형사소송법을 위반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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