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조부터 국내 판매까지 역할 분담
창고에 355억원 위조품 6093점 보관
동대문·명동 일대와 온라인서 헐값 판매
중국에서 들여온 수십억원대 가짜 해외 명품을 국내에 유통한 일당이 공소청에 넘겨졌다. 이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엄마와 아들, 지인을 동원해 역할을 분담한 '기업형 조직'을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성북경찰서에서 공개된 압수 위조 명품 가방과 지갑류. 경찰은 가족과 지인을 동원해 400억원대 가짜 명품을 국내에 유통한 혐의로 판매총책 A씨 등 일당을 검거해 29일 공소청에 넘겼다. 서울 성북경찰서
서울 성북경찰서는 상표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국내 판매총책 40대 여성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함께 범행을 저지른 조직원 10명은 영업과 물류, 자금세탁 등 각자 역할을 맡아 가담했다. 이 일당은 상표법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같은 날 불구속 송치됐다.
해외로 달아난 중국 현지 공급책 1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를 내리고 뒤를 쫓고 있다.
A씨 일당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루이뷔통, 샤넬 등 해외 명품 브랜드의 짝퉁 가방과 지갑 등을 중국에서 들여와 국내에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또 물건을 팔아 챙긴 51억원 상당의 수익금을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 해외 등으로 빼돌린 혐의도 있다.
수사는 지난 2월24일 "관내에 가짜 명품을 보관하는 비밀 창고가 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창고를 지키던 종업원 2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어 추가 창고를 압수수색해 6000점이 넘는 짝퉁 물품을 확보했고 50여개 계좌와 휴대전화 통화 기록을 분석해 윗선 유통망과 조직원들을 차례로 붙잡았다.
이들은 외부인을 철저히 배제한 채 친인척과 지인 중심으로 조직을 꾸려 은밀하게 움직였다. 중국 공급책 B씨가 다른 사람의 개인통관고유부호를 도용해 위조품을 밀반입한 뒤 여성안심택배함 등에 보내면 국내 총책 A씨가 이를 넘겨받았다.
A씨는 친아들 C씨에게 영업과 대금 세탁 등 핵심 실무를 맡겼고, 나머지 지인들은 물품 운반과 판매를 담당했다. 판매 대금 역시 추적을 피하기 위해 타인 명의 계좌(대포통장)로 입금받은 뒤 현금으로 인출해 빼돌렸다.
유통망은 온·오프라인상에 거미줄처럼 뻗어 있었다. 온라인 쇼핑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일반 소비자에게 직접 물건을 파는 한편, 동대문과 명동 등 주요 상권의 오프라인 소매점에 정품 가격의 2~3% 수준으로 헐값에 납품했다. 가담자들은 역할에 따라 판매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챙기거나 고정 월급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단속 현장에서 정품 시가 기준으로 따졌을 때 355억원에 달하는 위조 상품 27종 6093점을 압수했다. 또한 일당이 해외로 빼돌린 범죄수익 가운데 3500만원을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위조 상품 유통은 일반 소비자를 속일 뿐 아니라 정당한 상표권자와 정직한 판매업자에게도 막대한 피해를 주는 범죄"라며 "지식재산권을 침해하고 건전한 시장 거래 질서를 해치는 불법 유통망을 뿌리 뽑기 위해 단속과 수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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