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오디세이호 운영난에 운항 중단
객실당 연료비 월 1800→8000달러
승객 "숙박비 지원해 주지도 않았다"

선실을 최대 5억원대에 분양하며 '평생 사는 바다 위의 집'을 내세웠던 미국 선사의 크루즈선이 캄보디아에서 운항을 멈춰 승객 200여 명이 배에서 내리게 됐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캄보디아 남부 쁘레아시아누크주 당국은 시아누크빌 항구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오디세이'호가 최근 승객들에게 짐을 싸 하선하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운항 중단 사유는 연료비 급등 등에 따른 누적 손실이다.

승객 203명 하선…"수천㎞ 떨어진 곳서 갈 곳 잃어"


오디세이호의 거주자 홍보 사진. 공식 홈페이지

오디세이호의 거주자 홍보 사진.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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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하마 선적인 오디세이호는 지난달 25일 시아누크빌항에 입항했다. 배에는 대부분 미국인인 승객 203명과 승무원 156명이 타고 있었다. 하선한 승객 일부는 항공편으로 고국 등지로 돌아갔고, 나머지는 시아누크빌에 머물고 있다.


롱 디망쉐 쁘레아시아누크주 부지사는 "갑작스러운 하선 명령으로 인해 많은 은퇴자와 원격 근무자들이 고국에서 수천 킬로 떨어진 곳에서 갈 곳을 잃게 됐다"고 말했다.

오디세이호는 승객이 객실을 집처럼 사들여 배에서 살며 세계를 도는 '거주형 크루즈'다. 운영사인 미국 플로리다주 소재 '빌라 비 레지던스'는 "오디세이호를 당신의 영구적인 집으로 삼으라"고 홍보하며 객실을 분양하거나 임대했다. 분양가는 약 13만~44만달러(약 1억 7200만~5억 8200만원)였고, 여기에 매달 2000~1만달러(약 265만~1324만원)를 별도로 받았다. 분양받은 승객에게는 15년간 선내 거주를 보장한 바 있다.


이 배는 지난 2024년 5월 영국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출항할 예정이었으나, 방향타와 기어박스 수리 등으로 4개월가량 발이 묶였다가 같은 해 10월에야 세계 일주에 나섰다. 당시 운영사는 출항 지연 기간 승객들의 숙박비를 부담했다.


중동 전쟁에 연료비 4배 뛰고 승객 수도 모자라


캄보디아에서 운항을 중단한 미국 거주형 크루즈선 '오디세이'호. 빌라 비 레지던스

캄보디아에서 운항을 중단한 미국 거주형 크루즈선 '오디세이'호. 빌라 비 레지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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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사는 성명을 내고 "더 이상 운영 손실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한편, 거주자와 승무원, 직원들을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운영사에 따르면 중동 전쟁 여파로 객실당 연료비가 월평균 1800달러(약 238만원)에서 아시아 지역 기준 6000~8000달러(약 794만~1059만원)로 뛰었다. 한 승객은 자신의 블로그에 "정원 650명에 크게 못 미치는 최대 350명 정도만 탑승하면서 연이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적었다.


승객들은 갑작스러운 하선 통보에 대책 없이 배를 떠나야 했다고 호소했다. 앞선 승객은 선사가 하선을 지시하면서 "호텔까지 이동하는 것을 돕거나 숙박비를 지원해 주지도 않았다"고 했다. 또 다른 승객은 유튜브에서 "선사가 짐을 쌀 시간을 6시간밖에 주지 않았다"며 함께 탄 아내가 크게 상심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내와 15년 이상 배에서 살기를 희망했다"며 최근 합류했거나 은퇴 자금 등을 투자한 승객들이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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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거주형 크루즈 사업이 좌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튀르키예 선사 미라이 크루즈는 지난 2023년 3월 3년간 세계를 도는 거주형 크루즈 '라이프 앳 시'를 내놨지만, 배를 확보하지 못해 같은 해 11월 출항 직전에야 계획을 취소했다. 집과 차를 팔고 출항을 준비하던 승객들이 환불을 제때 받지 못하자, 78명이 미국 연방검찰에 수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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