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런 영화 캐스팅 비판하던 머스크
AI로 직접 만든 '오디세이' 7분 공개
외신 "로봇 같은 목소리에 좀비 같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보다 낫게 만들겠다며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오디세이' 영상이 외신으로부터 혹평을 받았다.


2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별점 5점 만점에 1점을 매기며 "AI '그록'의 해석이 노트북 화면보호기만큼 무의미하다는 것은 별로 놀랍지 않다"고 평가했다. 전날 영국 텔레그래프와 미국 매체 와이어드도 영상의 완성도와 고증을 문제 삼은 리뷰를 내놨다.

놀런 캐스팅 혹평하며 "그록으로 장편 내겠다" 공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보다 낫게 만들겠다며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오디세이'의 한 장면. 엑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보다 낫게 만들겠다며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오디세이'의 한 장면. 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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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3일 7분 분량의 '오디세이' 시리즈 첫 에피소드가 게시됐다. xAI가 운영하는 영상 생성 도구 '그록 이매진' 공식 계정이 AI 영상 제작사 원더스튜디오, 데브 워커 감독과 협업해 엑스(X·구 트위터)에 올렸고 머스크가 이를 공유했다.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에 나가지 않으려 미친 척하다 결국 전장으로 향하는 줄거리다.


머스크가 이 영상을 만든 것은 올해 개봉한 놀런의 '오디세이'에 대한 반발에서 시작됐다. 그는 놀런의 '오디세이' 개봉 전부터 배우 캐스팅을 비난하는 게시물을 잇달아 공유했다. 헬레네 역을 맡은 흑인 배우 루피타 뇽오의 외모를 깎아내린 한 보수 논객의 글에 "맞다"고 동조했고, 놀런을 "반백인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부르며 인물의 인종을 바꾼 이유가 "상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시논 역을 맡은 트랜스남성 배우 엘리엇 페이지를 조롱하는 밈도 공유했다. 지난 7월에는 "올해가 끝나기 전 그록 이매진이 역사적으로 정확하고 호메로스의 예술에 충실한 장편 '오디세이' 영화를 만들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개봉 전 놀런은 "아직 누구도 영화가 실제로 어떤지 모른다"며 말을 아꼈다. 이후 '오디세이'는 전 세계에서 17억 8000만달러(약 2조 3561억원) 넘는 수입을 올려 그의 연출작 가운데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좀비 같은 분위기"…완성도·고증 모두 도마 위에


AI 오디세이의 한 장면. 엑스

AI 오디세이의 한 장면. 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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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은 우선 영상의 완성도를 문제 삼았다. 가디언은 "여느 AI 영상처럼 이 영상도 둔중하고 생기가 없다"며 고대를 배경으로 한 전쟁 게임 '콜 오브 듀티' 그래픽 같다고 평했다. 이어 "어쩌면 최악은 숨이 죽은 오디오와 디지털 로봇 같은 목소리 연기"라며 "모든 인물이 평탄하면서도 과하게 힘을 준 낭송조로 말한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를 향해서는 지루하다는 뜻을 담아 "이 엉터리 AI '지루디세이(Dull-yssey)'에서 불명예스럽게 퇴각할 때"라고 했다. 텔레그래프는 "7분 내내 눈알이 경련하는 듯한 느낌을 줄 만큼 섬뜩하고 기괴한 AI 호러쇼"라며 "초점 없는 눈빛의 인물들과 밋밋하고 감정 없는 목소리가 작품 전체에 좀비 같은 분위기를 부여한다"고 혹평했다.


엑스 이용자들의 반응도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영상 공개 게시물에는 "순수한 쓰레기"라는 댓글이 달렸고, 장면마다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의 얼굴이 달라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AI 영상 기술의 진전으로 봐야 한다"는 일부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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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내건 '역사적 정확성'도 지키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와이어드는 "그록에 이 영상을 직접 평가하게 하자 '역사적으로 정확하지 않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등장인물이 영국식 억양의 현대 영어를 쓰고, 청동기 시대에 없던 기병이 전투 장면에 나온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와이어드는 "머스크와 소수의 별난 사람들을 빼면 수천 년 전 전설을 각색할 때 따르는 창작의 자유를 거의 모두가 이해했다"며 "그록조차 주인이 홧김에, 늘 그렇듯 불가능한 약속을 하고 말았다고 인정할 것"이라고 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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