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군 ‘K-베트남 밸리' 특구 조성
5년간 3476억원…절반은 군 예산으로
"필요성·경제성 충분한지 검증해야"

경북 봉화군에서 5년간 3476억원을 들이는 'K-베트남 밸리' 조성 사업을 두고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서 사업 폐지 요구가 나왔다.


경북 봉화군에서 추진 중인 K-베트남 밸리 특구 조감도. 봉화군

경북 봉화군에서 추진 중인 K-베트남 밸리 특구 조감도. 봉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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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 1일 '봉화 K-베트남 밸리 특구' 지정과 관련 사업의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외국인이나 베트남 문화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개발과 정착 지원이 과연 지역 소멸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인지, 막대한 재정을 투입할 만큼 사업의 필요성과 경제성이 충분한지 엄밀히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800년 인연 관광 자원화…재정·수요 검증 쟁점


지난 2024년 K-베트남 밸리 사업 현장 간담회 모습. 경상북도

지난 2024년 K-베트남 밸리 사업 현장 간담회 모습. 경상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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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베트남 밸리 특구'는 고려 시대 한반도로 건너온 베트남 리 왕조 왕자 이용상의 후손이 봉화에 정착한 역사를 관광자원으로 삼는 사업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8월 6일 제60차 지역특화발전특구 위원회에서 이 특구를 신규 지정했다. 봉화군은 한·베트남 문화교류 거점을 만들어 관광객과 체류 인구를 늘리고 지방 소멸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당시 노용석 중기부 1차관은 "지역특화발전특구가 지역의 실질적인 성장거점이 될 수 있도록 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한편 성과 중심의 운영·관리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봉화군은 오는 2030년까지 국비 1051억원, 도비 277억원, 군비 1701억원, 민간투자 447억원을 투입한다. 전체의 절반가량을 군 자체 재정으로 충당하는 구조다. 이 가운데 중심 사업인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은 2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봉화 K-베트남 밸리 특구 사업 폐지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 공식 홈페이지

봉화 K-베트남 밸리 특구 사업 폐지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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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인은 "인구가 감소하고 재정 여건이 어려운 지자체에서 군비만 1701억원에 달하는 지방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 과연 주민의 요구와 재정 운영의 우선순위에 부합하는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그 돈을 지역 청년의 일자리와 주거, 출산·육아 지원, 지역 산업 육성, 의료와 교통 인프라 개선 등 봉화 주민의 삶을 직접적으로 개선하는 데 사용하는 방안부터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외국인 종사자 체류와 주택 공급에 적용되는 규제 특례도 쟁점으로 거론됐다. 청원인은 사업이 관광시설 조성에 더해 체류·정착과도 연결되는 만큼 정책적 타당성과 사회적 동의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봉화에 조성된 베트남 관련 시설을 보기 위해 국내외 관광객이 얼마나 방문할 것인지, 지속적인 운영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객관적 검증이 부족하다"고 했다.


청원인은 앞서 무산된 강원도 '한중문화타운' 사업 사례를 들며 "하물며 3000억원 이상의 공공재정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더욱 엄격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밝힌 뒤 향후 시설 유지·관리비가 지방 재정 부담으로 남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청원은 오는 31일까지 공개되며, 29일 오전 기준 3만여명이 동의했다. 국회 국민동의 청원은 100명의 동의를 얻으면 청원 요건 심사 대상이 되고, 청원이 게시된 후 30일 안에 5만명의 동의를 받으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된다.


"세금 낭비" vs "텅 빈 지방 현실"…여론 엇갈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대한민국 세금 3천억으로 만드는 베트남 마을' 제목의 글이 확산했다. 댓글에서는 "세금 써가며 유지해야 하나 의문", "차라리 교통 인프라를 개선해야 한다" 등 재정 투입에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반면 "뭐라도 없으면 그냥 텅 빈 수준", "이제 지방은 생각 이상으로 외국인 비율이 늘었다"며 인구 감소 지역의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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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 봉화군수는 지난 8월 "봉화와 베트남의 오랜 인연을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넓혀 봉화가 한-베 문화교류의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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