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 교수 7명 사직 예고
"진료 마비 땐 경찰이 책임져야"
의료계가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압수수색과 관련해 경찰의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환아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압수수색 이후 이 센터 전문의 9명 중 7명이 사직 의사를 밝힌 가운데 의료계는 소아응급의료 체계가 붕괴 위기에 놓였다며 경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지난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남부경찰청이 환아 사망사건 수사 과정에서 소아 전문 응급의료센터에 집행한 압수수색을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28일 성명을 내고 "사과와 유감 대신 내놓은 '안타깝다'는 말은 현장 의료진에 대한 모욕"이라며 경기남부경찰청의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전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압수수색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지만, 경찰이 '안타깝다'는 취지로 답변한 데 대한 비판이다.
학회는 경찰이 압수수색 당시 응급실 진료를 방해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학회에 따르면 경찰은 환아 사망 당일 1시간가량 심폐소생술을 진행한 뒤 처치와 처방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응급센터에 들어왔다. 형사와 과학수사대는 약 40분간 센터에 머물며 진료를 계속해야 하는 담당 전문의에게 면담을 요구하고, 동의 없이 진료 공간을 촬영했다는 게 학회 측 주장이다.
학회는 경찰이 당시 환자가 없어 진료 방해가 없었다고 해명한 데 대해서도 "당시 수사를 집행한 진료실과 침상은 빈 적이 없었다"며 반박했다. 경찰이 압수수색 당일 응급센터를 세 차례 방문했고, 국정감사 전날인 26일에는 병원에 사망 환아의 진료를 담당한 의료진 인적 사항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담당 의사조차 특정하지 못한 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이에 학회는 경기남부경찰청에 진료 방해와 국정감사 증언에 대해 의료진과 국민 앞에 사과하고, 압수수색의 구체적인 사유와 내부 결정 경로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112 신고에 따른 응급실 출동 및 현장 대응 가이드라인을 다음 달까지 마련해 공개하고, 국회 복지위에 공식 보고할 것을 요청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이날 별도의 성명을 내고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와 책임 회피를 비판했다. 의협은 "사전 협조나 임의제출 절차도 없이 진료 현장을 지키던 의사에게 자리를 비울 것을 요구하며 압수수색을 강행한 것은 응급환자의 치료를 방해한 엄연한 진료 방해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의 수사 방식과 관련해 책임자 문책과 사과, 환자와 의료진을 보호할 수 있는 수사 규칙 마련도 요구했다.
의협은 아주대병원의 소아응급센터가 중증 소아응급 진료의 핵심 거점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센터는 권역응급센터 평가 종합점수 100.4점으로 전국 2위, 전원 환자 수용 분담률 263.1%로 전국 최고, 중증 소아 환자 안정화 치료 실적 214.7건으로 전국 2위를 기록했다.
앞서 아주대병원 측은 소아응급센터 소속 전문의 9명 가운데 7명이 사직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이들이 실제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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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는 "요구사항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의료진의 추가 이탈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협 역시 "소아응급 진료 공백으로 환아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무리한 수사를 진행한 경찰에 있다"고 주장했다. 두 단체는 정부와 국회에도 소아응급의료체계를 보호하고 유사한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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