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엑서터대, 대학생 76명 대상 실험
10분간 뇌 자극에 여성 이미지 인식 변화
뇌에 약한 전류를 흘리면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바라볼 때 나타나는 시각적 인식 편향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엑서터대학은 국제학술지 '소셜 뉴로사이언스(Social Neuroscience)'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뇌에 약한 전기 자극을 가하면 여성의 성적 대상화와 관련된 시각적 인식 편향을 일시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사람이 얼굴이나 신체 사진을 거꾸로 봤을 때 알아보기 어려워지는 현상에 주목했다. 반면 사물은 사진을 뒤집어도 인식 능력에 상대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기존 연구에서는 성적 대상화된 여성 사진을 볼 때 이러한 차이가 작게 나타났는데, 연구진은 이를 여성의 신체를 사물처럼 인식하는 경향과 관련이 있다고 봤다.
연구를 이끈 치로 치빌레 엑서터대 교수는 "성적 대상화는 한 사람을 온전한 인격체가 아닌 바라보거나 이용할 수 있는 신체로 취급하는 것"이라며 "이는 인간성을 훼손하는 행위로, 주로 여성들이 경험한다"고 설명했다.
영화, TV,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광고 등에서는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묘사하는 사례가 흔하다. 이같은 성적 대상화는 성희롱을 용인하는 태도뿐 아니라 외모에 대한 수치심, 불안, 섭식장애, 우울증 등과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뇌에 10분간 전기 자극…여성 사진 인식 능력 개선
연구진은 대학생 76명(여성 54명·남성 22명)을 대상으로 속옷 차림의 남녀 모델 사진을 정방향과 거꾸로 보여준 뒤 이를 기억하도록 했다. 이후 다른 사진을 섞어 제시하고 앞서 본 모델을 구별하도록 했다.
실험 과정에서 참가자의 절반에게는 '경두개직류자극(tDCS)' 기술을 이용해 두피에 10분간 약한 전류를 흘렸다. 나머지 절반에게는 30초간만 전류를 흘리는 가짜 자극을 적용했다. 실험에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연구 결과, 가짜 자극을 받은 집단은 남성 사진보다 여성 사진에서 정방향과 거꾸로 놓인 이미지의 인식 능력 차이가 작았다. 반면 실제 전기 자극을 받은 집단에서는 정방향 여성 사진에 대한 인식 능력이 개선됐다. 이에 따라 남녀 사진을 인식할 때 나타나던 차이도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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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연구진은 전기 자극 중이거나 직후에 인식 능력을 측정했기 때문에 효과가 얼마나 지속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연구진 "성차별 치료 수단 아냐"
치빌레 교수는 "이번 연구는 뇌에 약한 자극을 주는 것만으로 성적 대상화된 여성 이미지를 처리하는 방식이 일시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초기 증거"라면서도 "참가자들의 태도나 행동을 측정하지 않았으며, 뇌 자극이 성차별을 치료하는 수단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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