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점포 금융사고 1.5억서 지난해 1249억으로 급증
8개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과 '정례 간담회' 개최
리스크 관리 역량 인사·평가에 반영…이사회 감시 역할도 강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국내 은행 해외점포의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해외점포에서 금융사고가 늘고 있는 데다 같은 점포에서 사고가 반복되는 데 따른 것이다. 이 원장은 되풀이되는 금융사고를 막으려면 은행 본점 차원의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리스크 관리 역량과 성과가 인사체계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10.19 윤동주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10.19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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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장은 28일 KB·신한·하나·우리·NH·BNK·iM·JB 등 8개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함께 '2026년 정례 간담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최근 국내은행 해외점포에서 대규모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간담회는 금융권의 당면 현안에 대한 이사회의 역할을 논의하고 금융권의 건의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국내 은행 해외점포의 금융사고 증가와 내부통제 강화 방안 등이 주요 현안으로 다뤄졌다. 이 원장이 올해 8대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얼굴을 마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 해외점포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금액은 2024년 1억5000만원(7건)에서 지난해 1249억원(12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9월까지 11건의 사고가 보고됐으며, 사고 금액은 8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원장은 "이는 해외점포의 사고 예방체계가 상대적으로 취약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잇단 해외 금융사고에…이찬진 "사고 예방체계 취약…본점 관리·감독 강화해야" 원본보기 아이콘

이 원장은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 중심의 조직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해외의 경우 국내와의 법규 및 거래관행이 상이하고 거래구조가 다른 현지 특화 상품이 존재하는 만큼, 새로운 리스크에도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리스크에 대한 인식부터 측정 및 대응의 단계별로 원칙을 재정립해달라"라고 당부했다.

해외점포에도 본점 수준의 관리·감독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이 원장은 "본점의 정책과 관리수준이 현지 영업에도 일관되게 적용될 수 있도록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해 달라"라며 구체적으로 해외점포 금융사고 사례 분석, 해외점포에 대한 본점의 통합 전산시스템 구축, 주기적인 해외점포 검사, 내외부 금융사고 보고체계 개선 등을 제시했다.


내부통제 성과를 인사정책과 성과평가체계에 실질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영업실적에 치우쳐 내부통제를 소홀히 하는 일을 막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그는 "내부통제 및 리스크관리 역량과 성과가 인사·평가체계에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등 내부통제 및 리스크관리 중심의 시스템과 조직문화 정착에 힘써달라"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사회에도 내부통제 관련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살펴봐 달라고 요청했다. 금감원은 2022년 11월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2024년에는 여신 프로세스 개선방안을 마련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책무구조도 도입을 추진했다. 그는 "점포 인력축소, 디지털화된 영업점 대출 프로세스에서 발생한 내부통제 취약점을 개선하는 다양한 제도 개선방안이 마련됐다"며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이사회 차원의 각별한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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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아시아경제는 [국경 밖 K은행의 민낯] 기획 보도를 통해 최근 5년간 국내 5대 시중은행의 해외점포에서 횡령·사기 등 금융사고가 반복되는 실태를 짚었다. 현지 규제에 따른 금융당국의 감독 권한 제약과 은행 본점의 미흡한 내부통제, 현지 직원 관리 부실 등으로 동일한 해외법인에서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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