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미국이 이 선거를 지켜보고 있다"…뉴욕 17선거구에 출동한 양당 지도부
17선거구, 2024년 교차투표…초접전지
대선은 민주당·하원은 공화당 선택
민주당 원내대표, 사전투표 첫날 콘리 지원유세
공화당 하원의장, 롤러 의원과 감세 성과 강조
유권자 여론조사 팽팽…적극 투표는 민주당 우세
27일(현지시간) 오전 뉴욕주 록랜드 카운티 오렌지버그의 주택가에서 마이크 존슨 공화당 하원의장은 '뉴욕주 제17연방 하원의원 선거' 3선에 도전하는 마이크 롤러 하원의원의 지지를 호소하며 이같이 말했다. 존슨 의장을 비롯해 브렛 거스리 하원 에너지 상무위원장, 리처드 허드슨 전국공화당의회위원회(NRCC) 위원장, 지미 페트로니스 하원의원 등 공화당 주요 인사들이 오는 11월 3일 치러지는 미 중간선거를 일주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총출동했다.
사흘 전, 허드슨 강 건너편 픽스킬에는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와 에드리언 애덤스 뉴욕주 부지사 후보 등 민주당 정치인들이 집결했다. 롤러 의원의 맞상대인 케이틀린(케이트) 콘리 후보의 유세를 돕기 위해 민주당 지도부가 나선 것이다. 제프리스 민주당 원내대표는 콘리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며 "롤러 의원은 마가(MAGA) 꼭두각시"라고 강조했다.
뉴욕의 두 교외 지역에서 양당 지도부가 총출동한 것은 이례적이다. 공화당이 불과 몇 석 차이로 하원 다수당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뉴욕 17선거구와 같은 초경합지의 승패는 의회 권력 지형을 단숨에 뒤바꿀 수 있다.
각 당의 목표는 하원 다수당 지위 수성(공화당)과 탈환이다. 만약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보편 관세 추진 등 일방주의 통상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이에 따라 대미 투자 확대와 관세 리스크 관리에 사활을 걸어온 한국 정부와 기업들도 이번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욕 17선거구가 핵심 승부처…투표율에 따라 당락 바뀔 수 있어
현재 미국 하원 의석은 공화당 218석, 민주당 214석, 무소속 1석, 공석 2석이다. 공화당이 근소한 차이로 다수당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선거 예측기관들은 민주당의 하원 장악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디시전데스크HQ(DDHQ)는 27일 민주당의 하원 다수당 탈환 확률을 80%로 제시했다. 선거분석기관인 쿡 폴리티컬 리포트 역시 지난 23일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하원 의석을 12~22석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쿡 폴리티컬 리포트는 판세 분석에서 하원 전체 선거구 435개 중 17곳을 '초접전지'(Toss-up)으로 분류했다. 이 중 12곳이 공화당 의석으로,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공세를 펼치는 지역이다.
DDHQ가 27일(현지시간) 하원 초접전 선거구의 결과를 예측했다. 뉴욕17선거구는 이날 기준 민주당이 다소 앞서는 가운데 접전지로 분류됐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원본보기 아이콘민주당은 경합지역 내 공화당 현역 의원과 트럼프 대통령의 연관성을 강조하며 낙선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공화당은 후보의 경쟁력을 앞세워 의석을 최대한 방어하겠다는 방침이다.
뉴욕 17선거구는 이런 맥락에서 주목도가 높다. 2024년 대선에서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승리했지만, 같은 날 치러진 하원 선거에서는 공화당 롤러 의원이 재선에 성공했다. 이른바 교차 투표 결과가 나타난 지역으로, 이번 선거 결과는 표심 변화의 길라잡이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 결과도 매우 치열하다. 에머슨대와 PIX11이 지난 9월 27~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콘리 후보는 48%, 롤러 의원은 4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오차범위 내에서 단 2%포인트 차이로 민주당이 앞서고 있다.
공화당 롤러 "감세 성과로 평가받겠다" vs 민주당 콘리 "당파 아닌 애국심의 문제"
양당 후보는 각 유세 현장에서 모두 주민들의 생활비 부담 완화를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서로 다른 선거 전략으로 상대에게 공세를 퍼부었다.
롤러 의원은 감세와 에너지 생산 확대 등 의정 활동을 강조했다. 그는 27일 기자회견에서 주·지방세(SALT·State and Local Taxes) 공제 확대를 강조했다. 그는 "SALT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세법안에는 찬성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우리 당에 분명히 밝혔다"며 "SALT 코커스가 협력해 공제 한도를 1만달러에서 4만달러로 높였다"고 말했다.
뉴욕주는 주(州) 소득세와 재산세 부담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SALT는 납세자가 주 정부와 지방정부에 납부한 소득세, 재산세 등을 연방소득세 과세 대상 소득에서 공제해주는 제도다.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의 감세법으로 공제 한도가 연간 1만달러로 제한되면서 뉴욕등 세금이 큰 지역 주민들이 반발했다. 이후 지난해 통과된 감세법에 따라 공제 한도가 2025년 4만달러, 2026년 4만400달러로 확대됐다.
특히 롤러 의원은 아시아경제가 '감세 정책의 성과가 2024년 자신을 지지했던 중도층 유권자들을 이번 선거에서 붙잡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느냐'고 묻자 "지역구 주민들을 위해 민주당과 공화당 양쪽 모두에 맞서 왔다"고 답했다. 이어 "공화당 의회는 세금과 주택, 에너지라는 가장 중요한 세 가지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며 "이러한 성과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주 제17연방 하원의원 선거구에 위치한 오렌지버그 길 한 켠에 현역인 공화당 마이크 롤러 의원과 민주당 케이틀린 콘리 후보의 선거 표지판이 나란히 놓여있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원본보기 아이콘콘리 후보는 생활비 부담 완화를 위해 SALT 공제 한도 상한을 없애 전액 공제 혜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콘리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롤러 의원이 함께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4일 픽스킬에서 열린 유세에서는 "이번 선거는 당파성의 문제가 아니라 애국심의 문제"라며 "민주당과 공화당, 좌파와 우파의 대결이 아니라 무엇이 옳고 그른지 가리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유권자들의 표심도 가늠하기 힘든 분위기였다. 27일 공화당 기자회견장 주변에서 만난 로버트 주커버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별개로 롤러 의원을 지지한다"며 "그는 지역사회를 위해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고, 소득세도 이 지역에서 내는 후보"라고 말했다.
주커버그는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을 "사회주의와 자유주의의 대결"로 꼽았다. 민주당의 '트럼프 심판론'보다 롤러 의원의 지역사회 활동과 보수 이념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같은 날 오렌지버그에서 만난 톰 설리번은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로 '경제'를 꼽았다. 그는 "마이크 롤러에게도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만족하지 않았다"며 "콘리 후보가 우리 지역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 같다"고 답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병원 대기 1시간 반, 그냥 3만7000원 낼까"…'의료 패스트패스' 등장에 日 '발칵'
지난 24일 픽스킬에서 만난 리즈 웰링거도 "평생 정치 후원금을 낸 적이 없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선거 캠페인에 돈을 기부했다"며 "지금 미국이 중대한 시기에 놓여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웰링거는 이번 선거에서는 생활비 문제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