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만원 냈는데 이게 뭐야"…골프장 갔다가 마주한 광경에 '황당'
[위험한 그린, 골프장의 민낯]-①
중장비 오가고 흙먼지 날리는 코스…이용객 불안 가중
공사장과 플레이 공간 맞닿은 채 영업…안전관리 도마
30만원에 육박하는 주말 그린피를 내고 찾은 골프장이 공사판으로 변했다. 굴착기 등 중장비가 코스 주변을 오가고, 작업자들은 날아오는 골프공의 위험에 노출됐다. 골퍼들도 공사 소음과 안전사고 우려 속에 라운드를 이어가야 했다. 일부 골프장이 홀 증설과 영업을 병행하면서 벌어진 풍경이다. 시설 확장에 따른 안전 문제와 이용객 불편이 불거지면서 골프장들의 무리한 영업 관행과 부실한 고객 대응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에 있는 그린힐CC가 정상 영업을 이어가는 가운데 코스 증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골프장 곳곳이 공사장을 방불케 한다. 인플루언서 골프지니 제공
30일 골프업계와 이용객 등에 따르면 경기 광주시 곤지암의 회원제 골프장 그린힐CC는 기존 18홀에 9홀을 추가하는 증설 공사와 영업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달 이곳을 찾은 직장인 A씨는 예상치 못한 불편을 겪었다. 당시 주말 그린피는 1인당 28만원으로, 카트비와 캐디피를 포함하면 4명 기준 식음료비를 제외하고도 137만원이 들었다.
A씨는 예약 전 홈페이지에서 공사 사실을 확인했지만, 실제 현장 상황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일부 구간에서는 공사 구역과 골퍼들의 동선이 겹쳤고, 중장비까지 코스 주변을 오갔다. 작업자들이 골프공에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
A씨는 "골프장인지 공사 현장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며 "중장비가 오가는 상황에서 마음 놓고 샷을 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했는데 라운드 내내 안전사고를 걱정해야 한다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골프장 측의 대응도 불만을 키웠다. A씨는 경기과에 공사로 인한 불편과 안전 문제를 제기했지만, 사과 대신 관리자로부터 "홀을 증설하느라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린힐CC 관계자는 "고객들의 불만을 알고 있으며 공사 소음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그린피도 평소보다 할인된 가격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 응대에 대해서는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서비스 개선을 약속했다.
홀 증설을 둘러싼 갈등은 다른 골프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경기 여주시 가남읍의 회원제 골프장 자유CC는 9홀 증설을 추진하면서 주민 반발에 부딪혔다. 주민들은 공사 소음과 분진, 지하수 사용량 증가, 야간 조명에 따른 농작물 피해 등을 우려한다. 골프장 측은 추가 지하수 개발 계획이 없으며 조명 방향 조정과 차광시설 설치 등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경기 이천시 호법면의 H1클럽도 기존 회원제 18홀에 대중형 9홀을 추가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6개 홀은 공사가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나머지 3개 홀은 인허가 문제로 올해 초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골프장 증설은 시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지만, 영업과 공사를 병행할 경우 안전관리 부담도 커진다. 중장비 작업 구역과 골퍼들의 동선이 겹치면 충돌 사고 위험이 있고, 현장 근로자도 예기치 못한 타구에 노출될 수 있다. 공사 사실을 사전에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작업 구역 통제와 안전망 설치 등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비스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공사 소음과 먼지 등으로 정상적인 라운드에 지장이 생긴다면 이용객에게 충분히 안내하고 불편 정도에 따른 요금 할인이나 보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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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코스 설계 전문가인 하종두 JDGA 대표는 "해외에서 영업과 홀 증설 공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사례를 직접 본 적이 없다"며 "타구 사고 위험뿐 아니라 높은 비용을 지불한 고객의 만족도도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골프는 서비스업인 만큼 공사로 불편이 발생한다면 이를 충분히 고지하고 요금 할인 등 합당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며 "고객에게 정중하게 양해를 구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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