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위 종합국감서 수사 방식 도마
"환자 안전·진료 연속성 고려해야"
정은경 장관 "의료계 의견 반영해 지침 보완"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의료센터 압수수색을 둘러싸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야 의원들이 경찰의 수사 방식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경찰은 진료에 지장이 없도록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의원들의 거듭된 사과 요구에는 "안타깝다"는 유감 표명에 그쳤다.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함영욱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장이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방송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함영욱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장이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방송

AD
원본보기 아이콘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함영욱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장은 지난달 30일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실에 대한 압수수색 경위와 진료 방해 여부 등을 놓고 집중적인 질의를 받았다.

당시 압수수색은 앞서 올해 7월 이 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찾았다가 숨진 생후 4개월 영아의 유족이 의료과실을 주장하며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이뤄졌다. 의료진은 응급의료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강제수사라며 반발해 왔다.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의료 전문가의 자문을 받았는지 따져 묻자 함 단장은 "자문을 구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경찰 경력 32년 동안 소아응급실 압수수색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에 한 의원은 의료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수사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한 의원은 "그동안 소아응급의료센터 압수수색이 없었던 이유는 못 하기 때문이 아니라 절제했기 때문"이라며 "수사 과정에서 환자 안전과 필수의료 현장의 여건을 충분히 고려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당시 경찰이) 의료진의 진료를 방해하고 범죄자 취급을 하며 모멸감을 줬다"고 질타했다.


압수수색의 필요성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병원에서 실제 진료기록 조작이나 자료 폐기를 시도한 정황이 있었는지 물었으나 함 단장은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정황을 공개하지 않았다. 함 단장은 다만 "전자의무기록(EMR)의 사후 수정 가능성을 확인하고 법정에서 증거의 원본성과 증거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포렌식 절차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권한자에 의한 사후 수정이나 변경 가능성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백 의원은 "영장이 발부됐더라도 집행 과정에서 환자 안전을 살필 경찰의 책임은 남는다"고 지적했다. 수사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응급환자 진료를 방해하지 않도록 집행 과정의 적절성을 별도로 따져야 한다는 취지다.


실제 진료 차질이 있었는지를 놓고도 경찰과 의료진의 주장이 엇갈렸다. 함 단장은 "병원 관계자와 사전 협의를 거쳤으며 진료실과 처치실 중 비어 있는 공간에서 필요한 최소한의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환자가 있던 공간에 대해서는 "4시간을 기다렸다가 환자 진료가 모두 끝났다는 보고를 받고 병원 관계자와 함께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반면 의료계는 압수수색 당시 진료에 차질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찰 설명과 현장 의료진의 진술이 다른 점을 지적하며 "만약 집행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면 깨끗하게 사과하는 것이 낫다. 사과에 인색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함 단장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의료진들이 겪었을 그런 아픔과 또 환자분들의 불편함,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진정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명확한 사과를 하지는 않았다.


응급의료기관에 대한 강제수사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백 의원은 "기존 경찰 지침에 긴급 진료를 배려하도록 한 규정이 있더라도 의료진이 긴급 처치 필요성을 제기할 경우 집행 시간과 방법을 어떻게 조정할지 구체적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김윤 의원은 "경기남부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응급실 압수수색에 관련된 내부 지침이 없다고 들었다"며 "미국 유타주의 경우 경찰청과 대학병원이 협력해 지침을 만들었다. (우리도) 현장에 있는 의료인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AD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경찰청과 실무협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며 "의료계 의견을 수렴해 경찰청에 전달했고, 경찰청에서도 협조하고 있다. 현행 지침을 점검하고 보완한 뒤 관련 조치 일정 등을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