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마존 소비자 데이터 분석해 제품 역설계
케이스올로지·리바·라엘 등 브랜드 성장 주도
합작 브랜드 3개 기획·육성…美 JV 설립 추진
미국 시장에 전해질 파우더 제품을 출시할 계획을 세웠다. 아마존 소비자 후기 8756건을 수집하고, 이를 2만6000여개의 의견으로 세분화했다. 그러던 중 전해질 파우더가 식이섬유 젤리로 바뀌었다. 젤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후 맛과 식감, 효능 등 소비자들이 원하는 6가지 핵심 기준을 도출해 제품 개발에 반영했다. 데이터 커머스 기업 슈퍼디스코의 스토리다.
틈새시장을 발굴하는 전략은 누구나 세운다. 슈퍼디스코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 틈새시장에서도 경쟁사가 놓친 수요와 검색 키워드를 찾아 제품 개발은 물론 광고·마케팅에 반영한다. 더 나은 기회를 발견하면 기존 구상에 얽매이지 않고 사업 방향까지 바꾼다. 장재훈 슈퍼디스코 공동대표는 이를 '역설계'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슈퍼디스코는 미국 아마존을 중심으로 소비재 브랜드의 기획부터 제품 개발, 디자인, 마케팅, 판매까지 지원한다. 김우진·장재훈 공동대표가 이끈다. 핵심 경쟁력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그로스 엔진(Growth Engine)'이다. 시장조사와 제품 기획, 광고 운영을 데이터로 분석하고 자동화한 시스템으로, 역설계의 핵심 수단이다.
역설계는 광고·마케팅에서도 활용된다. 슈퍼디스코는 제품 관련 수백개의 검색어를 분석해 경쟁 제품의 노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키워드를 찾아낸다. 그러고 나서 경쟁이 덜한 영역부터 검색광고를 집중하고, 판매 실적과 소비자 후기를 쌓아 아마존 판매 순위를 끌어올린다. 막대한 광고비를 쏟는 것보다 효율적이란 설명이다.
이러한 노하우는 김 공동대표가 창업한 휴대전화 케이스 브랜드 '케이스올로지(Caseology)'에서 시작됐다. 그는 5년간 누적 매출 1억4400만달러(약 2100억원)를 올린 케이스올로지를 슈피겐코리아에 매각했다.
슈퍼디스코는 각종 브랜드 성장에 참여했다. 생활용품 브랜드 '리바(Liba)'를 맡은 지 1년 만에 연 매출을 1400만달러(약 204억원)에서 2800만달러(약 408억)로 두 배 늘렸다. 유기농 여성용품 브랜드 '라엘(Rael)'도 아마존 진출 초기부터 광고 운영과 제품군 확대를 지원했다. 이 외에도 슈퍼디스코는 브랜드 운영사와 공동 투자해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사업 모델을 확장하고 있다.
슈퍼디스코는 올해부터 타사 브랜드의 성장을 지원하는 역할을 넘어 직접 브랜드를 기획하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현재 국내 뷰티 유통기업 아시아비엔씨(ASIABNC)와 합작 브랜드 3개를 추진 중이며, 향후 미국에 합작법인(JV)을 설립하는 등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슈퍼디스코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사업 모델은 '벤처스튜디오(Venture Studio)'다. 벤처캐피털(VC)이 유망 기업에 자금만 투자한다면, 벤처스튜디오는 브랜드 기획과 운영에도 직접 참여해 성장을 이끄는 방식이다. 장 공동대표는 "한국 브랜드의 미국 시장 진출과 성장을 이끄는 사업을 이어가 국내 커머스 생태계의 한계를 극복하고, 라엘과 같은 글로벌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 사례를 많이 만들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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