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 보증 대출에서 남아있던
대표 연대보증 적용 폐지키로
기업 대출 못 갚아도 대표 상환 책임 사라져
보증 발급 위축·도덕적 해이 우려도

금융당국이 공공기관에 남아 있는 기업 대표자의 연대보증 제도를 모두 없애기로 했다. 지난달 중소기업 채권담보부증권(P-CBO)에 이어 재도전·재창업 보증까지 면제 대상을 넓힌다. 사업 실패에 따른 채무 부담이 대표 개인의 재기를 가로막는 구조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공공기관에 남은 연대보증 싹 다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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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신용보증기금(신보)은 재도전·재창업 관련 보증에 적용해온 연대보증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제도 정비에 돌입하기로 했다.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지적 등을 반영해 조만간 세부 방안 마련에 착수할 예정이다. 다만 실제 적용까지는 준비 기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연대보증은 기업이 빚을 갚지 못하면 대표자 등 보증인도 변제 의무를 지는 제도다. 정부는 2018년 4월 공공기관의 중소기업 신규 보증에 대한 연대보증을 원칙적으로 폐지했다. 지난달에는 신보·기술보증기금(기보)의 중소기업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에도 연대보증 면제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P-CBO는 개별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하기 어려운 기업들의 채권을 묶어 유동화증권을 발행하고 신보 등의 보증을 더해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제도다. 하지만 신보의 재기 지원 프로그램인 재도전·재창업 관련 보증에는 연대보증 예외가 남아 있었다.


이번 추가 조치는 지난 15일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연대보증 문제가 다시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기업 대표자의 연대보증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과거 인수한 신보 등의 연대보증 채권에 대해 소멸시효를 연장해 보증인의 재기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승준 신보 이사장은 당시 "신규 보증을 할 때는 연대 보증을 전면 폐지했었는데 재도전과 재창업 관련 보증에 국한해 유지하고 있다"며 "이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재도전·재창업 보증은 과거 사업 실패나 채무 불이행을 겪은 기업·경영자의 재기를 돕는 제도다. 기존 채무 상환과 채무조정에 연계한 신규 자금 조달 등을 지원한다. 금융당국은 이미 부실이 발생했던 기업에 다시 보증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경영자의 상환 책임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프로그램에 연대보증을 유지해왔다는 설명이다. 이번에는 이 같은 예외까지 없애 공공 보증기관의 연대보증 면제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연대보증 면제에는 책임경영심사가 공통으로 적용된다. 새로 보증을 신청하는 기업은 심사를 통과해야 대표자의 연대보증을 면제받는다. 과거 계약에 따라 연대보증이 남아 있는 기업도 만기 연장 때 같은 심사를 거쳐 면제 여부를 결정한다. 제도 적용 대상을 확대하면서 기존 연대보증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구조다. 당국은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기업에는 정기적으로 일정 비율의 채무를 상환하도록 유도하면서 재심사 기회를 계속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연대보증 폐지 확대에 따른 도덕적 해이 우려도 나온다. 공공기관이 보증하는 기업 대출에서 대표자의 연대보증 책임까지 면제되면 기업이 채무를 갚지 못하더라도 대표자가 보증인 자격으로 개인재산을 투입해 변제할 의무는 사라진다. 다만 기업 자체의 채무 상환 의무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한 기업이 대출을 갚지 못하더라도 정부가 대신 갚아줄 뿐 아니라, 기업가의 변제 책임도 면제한다는 것은 지나친 고의적인 채무 회피에 대한 도덕적 해이를 부를 수 있다"고 했다. 보증기관이나 대출은행이 부실 위험을 우려해 심사를 강화하면서 자금 공급이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강 이사장도 국감에서 "기존 연대보증의 경우 입보 면제를 받고 바로 폐업에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며 "관련 대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심사를 완화하는 부분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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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연대보증 폐지는 별도로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기관 보증과 별개로 은행이 자체적으로 취급하는 기업 대출에는 연대보증이 남아 있다. 현행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령은 법인 대출에서 제3자에게 연대보증을 요구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지만,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대표이사와 과점주주·최대주주 등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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