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9개 조합, 부담금 1조1461억원
매매·실거래가격지수 상승률 4배 차이
"매매가격지수, 실제 집값 상승폭 반영 못해"
조합 "산정방식 개선"…국토부 "법 개정 필요"

전국 9개 재건축단지 조합이 추산한 초과이익환수금 부담금 총액이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당 최소 2100만원에서 많게는 4억원을 토해내야 하는 것이다. 정비업계는 현행 부담금 산정에 사용되는 주택 매매가격지수가 시장 시세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만큼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서초구 반포센트레빌아스테리움(옛 반포현대)을 시작으로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공급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전국재건축정비사업조합연대(전재연)에 따르면 회원으로 속한 82개 조합 가운데 재초환 부과 대상에 해당하는 단지는 전국 10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부담금이 아직 추산되지 않은 부산 대연4구역을 제외한 9개 단지의 조합원 7332명이 부담해야 할 재초환 부담금 예정액은 총 1조146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전국 9개 조합,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금만 1.1조원…정비업계 비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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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초환은 조합원이 재건축을 통해 얻는 평균 이익이 8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초과이익의 일정 비율을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2018년 재초환 제도 부활 이후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한 재건축조합 등이 적용 대상이다.

조합별로 보면 서초구 반포3주구(래미안트리니원) 조합원 1인당 예상 부담금이 4억2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신반포21차(오티에르반포)는 2억8489만원, 반포현대는 1억원으로 추산됐다. 지방에서는 대전 둔산 더샵 엘리프(용문동 1·2·3구역)가 최대 2억7600만원, 대구 범어 아이파크(범어우방1차)가 4914만원을 부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쟁점은 부담금 산정에 시세가 제대로 반영되느냐다. 정비업계와 전재연에선 현행 부담금 산정시 시세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해 부담금이 과도하게 산정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재초환 부담금은 사업 종료 시점인 준공인가일의 주택가액에서 사업 개시 시점인 조합설립인가일의 주택가액과 정상주택가격 상승분, 개발비용 등을 제외한 초과이익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정상주택가격 상승분은 재건축을 하지 않았더라도 시장 흐름에 따라 올랐을 것으로 인정되는 금액이다. 이를 높게 인정할수록 조합원이 내야 할 부담금은 줄어드는 구조로, 부동산원의 매매가격지수를 활용해 산정한다.

조합에서는 매매가격지수가 시군구별 집값 평균값을 추산하는 통계이다 보니 실제 시장 시세의 30%를 반영하는 데 그친다고 주장한다. 표본에 실제 거래가 잘 되지 않는 주택도 포함될 수 있다 보니 동일 아파트에서 2건 이상 거래된 매매가격만을 기반해 산출된 실거래가격 지수에 비해 집값 상승기와 하락기에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전국 9개 조합,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금만 1.1조원…정비업계 비상등 원본보기 아이콘

과거 집값이 급등했던 2017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서울의 주택매매가격지수 상승률과 실거래가격 지수를 비교해보면 4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같은 기간 매매가격지수는 27.2% 상승한 반면 공동주택 실거래가격 지수는 100.9% 상승했다. 개별 단지로 보면 반포현대가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2016년 10월부터 준공인가를 받은 2021년 7월까지 서초구 매매가격지수는 22.4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공동주택 실거래가격 지수로 보면 같은 기간 88.7에서 170.9로 92.6% 오르면서 상승률이 4.1배 차이가 났다.

전국 9개 조합,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금만 1.1조원…정비업계 비상등 원본보기 아이콘

정비업계는 정상주택가격 상승분 산정에 실거래가격 지수를 활용하거나 인근 유사 단지 5곳의 실거래가격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과 6월에 걸쳐 국토부에 부담금 산정 방식 개선 건의안을 제출한 상태다. 방배 삼익아파트 조합장인 박경룡 전재연 간사는 "일부 단지는 실거래가격 지수를 적용하면 1인당 부담금이 9100여만원 산출되지만 매매가격지수를 적용하면 3억4000만원으로 늘어난다"며 "집값 상승분이 실제 시세보다 과소하게 산출되다 보니 부담금이 과다 계상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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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국토교통부는 현행법상 실거래가격 지수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재건축초과이익 환수법에 따르면 정상주택가격 상승분 산정에 시군구별 평균 주택가격 상승률을 반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비수도권의 경우 해당 통계가 부재하다는 이유에서다. 국토부 관계자는 "실거래가격 지수는 수도권과 5대 광역시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도(道) 단위 통계만 산출된다"며 "현행법이 시군구별 평균 주택가격 상승률을 적용하도록 규정한 만큼 국회에서 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실거래가격 지수를 활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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