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금리 5.3% 찍고 4.9%대로 급락
AI수익 논란·고유가 지속·프랑스 문제 등으로 경기둔화 우려
신용위험 확대되면서 안전자산인 미 국채에 수요 몰려

올해 하반기 급격하게 상승하며 증시를 눌렀던 미국 국채금리가 최근 하락세로 돌아섰음에도 증시가 쉽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고유가 불안과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 논란, 프랑스 재정위기 등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는 하락하고, 안전자산인 미 국채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고유가 장기화가 지속된다면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할 수 있어 증시 조정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코스피가 5500선을 내주며 하락 출발한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1.25p(0.92%) 내린 5,499.05로, 코스닥은 9.52p(1.27%) 내린 742.17로 개장해 낙폭을 줄이며 약보합을 보이고 있다. 2026.10.26 조용준 기자

코스피가 5500선을 내주며 하락 출발한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1.25p(0.92%) 내린 5,499.05로, 코스닥은 9.52p(1.27%) 내린 742.17로 개장해 낙폭을 줄이며 약보합을 보이고 있다. 2026.10.26 조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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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금리 5.3% 찍고 4.9%대로 급락

28일 미국 채권시장에 따르면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날 기준 4.9%대에서 등락했다. 연초 4%대 초반에서 움직이던 미 국채 10년물은 지난 5일 5.3%대까지 치솟으면서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고금리 기조를 장기간 지속할 수 있다는 전망이 금리 상승의 주요 배경이었다. 하이퍼스케일러 등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이 인공지능(AI) 투자를 위해 채권 발행을 늘린 것도 국채 금리를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 국채금리 내려가는데…코스피는 왜 아직 휘청일까 원본보기 아이콘

하지만 치솟던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5일을 고점으로 연일 하락해 현재는 4%대로 내려왔다. 특히 지난 22일에는 전 거래일보다 19bp(bp=0.01%포인트) 급락하면서 한 달 만에 처음으로 5%를 밑도는 4.953%를 기록했다. 하루 낙폭으로는 2023년 3월10일 이후 3년7개월 만에 최대였다.

금리가 급락한 것은 중동전쟁으로 고유가, 고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AI 버블 논란과 프랑스 재정문제 등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프랑스 재정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 AI 버블 우려로 나스닥이 하락하는 등 경기 둔화 우려도 나타났기 때문에 금리가 급락했다"며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하락하면서 Fed의 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경기 둔화 우려에 금리 낮아졌음에도 증시 하락

문제는 금리가 낮아졌음에도 국내 증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은 금리가 올라서 증시가 하락했는데 이제는 금리가 내려가고 있음에도 증시가 빠지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은 고유가와 물가 부담, 텀프리미엄(장기채 보유 시 요구하는 추가 수익률) 상승에 따른 장기 금리 급등이 할인율을 높이며 증시를 압박했다"며 "그런데 10월 들어서는 AI 자본 제약과 코어위브 등 네오클라우드의 신용위험이 부각되며 금리가 급락했고 증시도 함께 빠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금리 자체는 아니고, 같은 변화라도 그 원인과 속도에 따라 시장에 전달되는 의미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물가 진정과 연착륙에 따른 점진적 금리 하락은 호재지만 성장 둔화, 신용위험 확대를 반영한 급격한 하락은 위험자산에 긍정적이지만은 않다"고 덧붙였다.


시장의 우려는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일종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쏠리고 있다. 경기 둔화만 나타난다면 Fed의 금리 인하가 경기와 증시를 뒷받침할 수 있지만,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통화정책 대응 여력이 제한되고 경기가 둔화를 넘어 침체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경기 둔화와 고물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에서 국채금리 하락만으로 증시의 투자심리가 개선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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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의미 있는 반등을 보이려면 국제유가 안정과 AI 업황에 대한 우려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의미 있는 반등 흐름을 연출하기 위해서는 유가와 AI 업황 우려가 동반 완화돼야 하고, 단기 안정을 찾기 위해서라도 둘 중 하나의 조건은 일단 완화 양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변 연구원은 특히 "유가가 안정돼야 내년 세계 성장률 전망에 대한 낙관론 유지가 가능하고, 유가 하락에 따른 금리 하락 안정화 기대와 그에 따른 AI 투자 및 자금 조달 우려 완화가 가능하다"고 짚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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