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유럽사태 원인은 결국 저성장"
양호한 우리 경제 지표에도 지속성장 강조
"첨단산업 투자·내수 육성 정책수단 동원"
중수청장 국무회의 논란에는 "무슨 상관"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유럽 각국에서 발생한 대규모 시위와 사회적 갈등의 근본 원인으로 장기 저성장을 지목하며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내수 활성화와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주택 착공을 확대하고, 필요하면 국가 신용지원뿐 아니라 재정지원까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중대범죄수사청장(중수청장)의 국무회의 참석 논란과 관련해선 '비정상의 정상화' 과정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주재한 제46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최근 여러 유럽 국가에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며 심각한 사회적 혼란과 갈등을 빚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러한 상황이 초래된 데에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결국 저성장"이라며 "저성장이 장기화하면서 청년실업과 양극화가 심화하고 재정 기반이 취약해지면서 사회 전체의 안정성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李대통령 "늘어난 재정 여력으로 첨단산업 투자"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0.27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0.2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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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랑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곳곳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부족한 공공부문 투자, 에너지 가격 인하, 주택 공급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국가 대부분이 연금과 사회보장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보니 개혁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 틈을 타 과격 시위대의 절도와 방화 같은 폭력 사태까지 잇따르고 있다.


우리 경제에 대해서는 최근 지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민생 회복이 여전히 느리다고 지적했다. 올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은 1.0%로, 한국은행이 지난 8월 제시한 3분기 성장률 전망치(0.3%)를 세 배 이상 웃돌았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경제가 지표상으로 매우 인상적인 성과를 내고 있지만, 민생 회복은 아직 더디고 소득·자산·일자리 격차 문제도 여전하다"며 "무엇보다 기회의 총량 부족에 따른 청년들의 어려움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매우 중요하다"며 "늘어난 재정 여력으로 첨단산업 투자를 확대하고 내수를 육성하며 국민들이 민생 회복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적극 동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 2분기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가 세계 2위를 기록한 점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글로벌 제조 강국인 독일과 일본의 흑자를 합친 것보다 더 큰 규모로 역사적인 일"이라면서도 "자만해서도, 만족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의 물결이 국민 모두의 삶을 바꾸는 거대한 파도가 될 수 있도록 내수 개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수청장 국무회의 논란에 "헌법·법률 따라 지휘·감독"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0.27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0.2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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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관계 부처에 지역경제와 골목상권 활성화 대책을 연말까지 집중적으로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오는 29일부터 열리는 국가적 소비 축제 '코리아그랜드페스티벌'에 대해서도 "공산품과 농·축·수산물, 관광 등을 총망라한 매우 중요한 국가 행사"라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홍보와 참여를 주문했다.


주택 공급 확대와 건설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지원 가능성도 직접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집행이 부진한 공공사업에 속도를 내고 주택 착공 실적도 최대한 높여야 한다"며 "주택 부문은 공급 자체도 의미가 있고 부진한 건설경기를 활성화하는 측면에서도 필요하기 때문에 국가 신용지원뿐 아니라 재정지원도 고려해 달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 여력 확충을 위한 실효적인 생활비 절감 대책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물가 안정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소비 여력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도 추진해 왔지만 좀 더 과감한 정책 개발과 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참석 문제에 "옳으니 그르니 논란이 많은데 다시 한번 말하지만, 헌법과 법률에 따라 모든 행정기관은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휘, 감독을 받는다"고 일축했다. 사정기관의 정치적 중립 훼손 우려에는 "공개회의 참석과 정치적 중립이 무슨 상관이냐"라며 "이런 자리에서 국무위원이 사적인 부탁을 하겠나, 부정한 지시를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과거 사정기관이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을 때는 중립성이 잘 유지됐었느냐"라며 "공개 회의에서 공유하는 게 낫지 따로 지시하는 게 더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워낙 비정상에 오래 노출되면 그게 정상처럼 오인되고, 정상이 비정상처럼 이해되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과거 사정기관의 국무회의 불참 관행이 오히려 잘못됐다는 취지다.


오는 29일 이태원 참사 4주기, 희생자 추모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2026.10.27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2026.10.2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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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 대통령은 오는 29일 4주기를 맞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국가의 안전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소중한 생명을 잃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과 고통을 겪는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제1책무이자 국가의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 등 수많은 사건·사고를 겪어왔지만 국민 모두가 안전한 일상에 이르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오는 12월3일 시행되는 생명안전기본법과 관련해서는 "국민의 안전권을 기본권으로 명시하고 재난과 위험에 대한 국가 책임을 한층 강화한 중대한 이정표"라며 후속 제도 정비를 당부했다. 특히 "다시는 국가의 부재로 억울한 죽음이 생기는 참혹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민의 목숨을 살리는 정부, 일상이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국정감사가 막바지에 접어든 데 대해서는 국무위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국감을 지켜보면서 100% 잘한 것은 아니고 지적할 부분도 있지만 대체로 부정부패나 큰 정책 실책은 발견하기 쉽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당한 지적은 겸허하게 수용하고 오해가 있다면 잘 풀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공공조달 시장의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추가 대책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백승보 조달청장에게 무분별한 입찰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 개선 성과를 확인한 뒤 "사무실도 직원도 없고 아무런 공급 능력도 없는 업체가 낙찰을 받은 뒤 다른 업체에 납품 권한을 넘기고 중간 마진만 챙기는 비정상적인 행태를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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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청장이 관련 대책 시행으로 입찰 참여 업체가 약 84% 감소했다고 설명하자 이 대통령은 "국가행정 낭비이자 비리의 온상이 될 수 있다"며 실질적인 납품 역량이 없는 업체의 입찰을 차단할 근본적인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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