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대륙아주, 1·2심 패소 뒤집어
학과 폐지 결정만으로 교수임금 삭감
재임용 계약 체결 무효인 취업규칙
효력 분리 집중

"재임용 이후 임금 삭감분 청구는 1·2심에서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의뢰인도 대법원 상고를 망설였습니다. 그래도 재임용 계약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무효인 규정까지 받아들였다고 보는 법리는 정면으로 다퉈보고 싶었습니다."


위종욱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는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학과 폐지 결정만을 이유로 임금이 삭감된 사립대 교원의 소송을 대법원에서 뒤집은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법무법인 대륙아주 위종욱(오른쪽), 정희진 변호사가 8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대륙아주에서 진행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법무법인 대륙아주 위종욱(오른쪽), 정희진 변호사가 8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대륙아주에서 진행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AD
원본보기 아이콘

학교법인은 '폐과교원규정'을 만들어 학과가 아직 존속 중임에도 향후 학과 폐지가 결정된 교원의 연봉을 첫해 전년도 연봉의 80%, 다음 해 다시 그 금액의 80%로 조정했다. 이에 A교수의 임금은 최대 36%, 매월 230만원 이상 줄었다. A교수는 삭감된 임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재임용 이후 삭감분은 1·2심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재임용 계약을 체결하면서 재임용 당시 시행 중인 근로조건을 수용했다는 이유였다.

◆1·2심 패소에도 대법원까지

대륙아주는 1심부터 임금 삭감의 근거가 된 폐과교원규정의 '태생적 하자'를 파고들었다. 학교법인 정관상 교원의 보수에 관한 규정을 제·개정하려면 이사회 의결이 필요했지만, 관련 사건에서 확보한 이사회 회의록에는 해당 규정의 제정과 개정에 관한 의결이 없었다. 해당 규정이 제·개정시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아 무효라는 판단도 별도 사건에서 이미 확정된 상태였다.


문제는 기존 판례의 흐름이었다. 하급심에서는 정년이 보장되지 않은 교원이 재임용 계약을 체결하면 재임용 당시 시행 중인 취업규칙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는 판단이 반복돼 왔다. 같은 학교 교원들의 유사 소송에서도 패소가 이어지자 A교수 역시 상고를 주저했다.

위 변호사는 "평소 잘못됐다고 생각한 이 법리를 대법원에서 정면으로 다퉈볼 기회가 흔치 않을 것 같았다"며 "이번 기회에 1심과 2심에서도 반복된 기존 법리를 대법원에서 한 번 제대로 다퉈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재임용해도 무효는 무효"

상고심에서는 '재임용 계약 체결'과 '무효인 취업규칙의 효력'을 분리하는 데 집중했다. 대륙아주는 1·2심의 사실관계와 관련 판례를 다시 정리해 법률심에 맞게 논리 구조를 재구성했다. 적법하게 만들어진 취업규칙을 받아들이는 것과 애초 필수 절차를 거치지 않아 효력이 없는 규정을 재임용으로 되살리는 것은 다르다는 논리였다.

AD

대법원도 이 주장을 받아들였다. 학교 정관이 해당 규정의 제·개정에 이사회 결의를 요구한다면 이를 거치지 않은 규정은 효력이 없고, 이후 교원이 새롭게 재임용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마찬가지라고 판단했다. 이에 A교수의 2021년 9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임금 청구 패소 부분을 파기해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위 변호사는 "재임용 계약을 체결했다는 이유만으로 삭감된 임금 청구를 포기하는 사립대 교원들이 많다"며 "이번 판결은 재임용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제정 절차에 하자가 있는 취업규칙은 재임용 이후에도 그 효력을 다시 따져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임용 계약했으니 삭감 임금 청구 포기?”…'잘못된 법리' 대법서 뒤집었다[승소의 설계] 원본보기 아이콘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