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 학생운동에 무너진 부치치 12년 장기집권…유럽 시위 확산되나
중앙당·대표·지도부없는 정치세력
부정부패·비리에 실망한 민심 반영
2014년부터 12년간 세르비아의 총리와 대통령을 연달아 맡으며 장기집권했던 알렉산다르 부치치가 조기 총선에 참패하며 퇴진하게 됐다. 학생운동으로 급조된 조직인 '학생명부'가 부치치 정권을 선거로 무너뜨리면서 유럽 정치 진형에 큰 파장을 몰고 왔다.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학생운동과 시위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2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전날 세르비아에서 치러진 조기 총선 결과 학생명부 진영이 의회 전체 250석 중 과반인 139석을 차지해 원내 제1당이 되면서 이번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기존 집권여당인 세르비아진보당(SNS)은 97석에 그쳤다. 정치경험은 물론 당 조직과 대표조차 없는 학생 시민연합이 12년 집권 아성을 무너뜨린 것이다.
학생명부는 2024년 출범한 학생 시민연합 조직이다. 2024년 11월, 세르비아 북부 노비사드 기차역에서 콘크리트 캐노피가 붕괴해 16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발생한 이후 조직됐다. 해당 사건 조사에서 세르비아 정부의 부정부패와 비리가 잇따라 드러나자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고, 이것이 학생명부 조직으로 이어졌다.
학생명부는 중앙당 조직과 대표, 단일 지도부가 없는 수평적 연합구조로 이뤄져 있다. 이번 총선에 나갈 후보들도 '학생총회'라 불리는 내부 평의회 조직에서 각계 전문가 250명을 선발해 출마시켰다. 교수, 의사, 농민 등 정치경험이 거의 없는 사람들로 구성됐다. 세르비아 선거법상 정당을 창당하지 않고도 시민그룹(Citizens' Groups) 자격으로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제출해 선거에 참여할 수 있어 가능했다.
헌법상 3선 연임이 금지돼 이번에 대통령을 사임하고 총선에 출마했던 부치치는 학생운동에 밀려 완전히 실각하게 됐다. 그의 실각으로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정권과 함께 유럽의 주요 친러시아 정권이 잇따라 무너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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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세르비아에서 학생운동이 집권으로까지 이어지면서 현재 프랑스를 비롯해 이탈리아, 스페인, 헝가리 등 유럽 전역에 확산 중인 학생운동과 시위들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FP통신은 "학생들의 이번 승리는 인구 약 600만명의 세르비아에 중대한 정치적 변화를 가져왔다"며 "지난 4월 헝가리에서 빅토르 전 총리가 패배했던 상황을 연상시킨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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