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수청, 수원 이송 방안 검토
경기남부청도 같은 사건 수사 중
금융권 해킹은 경찰에 수사 맡겨
관할조정협의회 내년 2월 시행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배임 고발 사건이 관할 문제로 서울지방중대범죄수사청에서 수원지방중수청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찰이 이미 같은 사건을 수사 중인 만큼 중수청이 직접 수사할지도 불투명하다. 새 수사기관 출범 이후 사건 관할을 둘러싼 혼선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수청 경제범죄수사국은 이들 고발 사건을 수원중수청으로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회사의 본사와 피고발인 근무지 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본사는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 SK하이닉스 본사는 경기 이천시 부발읍에 있다.

서울 중구 중대범죄수사청에서 직원들이 출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중구 중대범죄수사청에서 직원들이 출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이들 고발 사건은 두 회사 경영진과 노조 집행부가 주총 승인 없이 거액의 성과급 지급에 합의해 배임을 저질렀다는 주장을 골자로 한다. 주주단체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지난 7월 전영현·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와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고발했다. 국수본은 사건을 경기남부경찰청에 배당했고, 수사팀은 지난 8월 고발인을 조사했다. 이후 단체는 경찰 수사가 진척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중수청 출범 첫날인 지난 2일 서울중수청에 같은 취지의 고발장을 다시 제출했다.


다만 서울중수청이 사건을 수원중수청에 넘기더라도 같은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과 조정 절차가 남는다. 수원중수청이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할 수도 있지만, 기존 수사 진행 상황 등을 고려해 경찰에 맡길 가능성도 있다.

앞선 금융권 인공지능(AI) 해킹 사건에서는 경찰의 수사 진행 상황이 중수청의 수사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국수본은 지난 6일 이 사건이 중대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지난 21일 서울중수청에 통보했다. 그러나 서울중수청은 경찰이 상당 부분 수사를 진행했고 해외 기관과 국제 공조도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23일 수사를 개시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경찰이 수사를 계속 맡게 됐다.


경찰과 중수청 사이의 사건 처리 절차는 중수청법에 규정돼 있다. 경찰이 중대범죄를 인지하면 중수청에 즉시 통보하고, 중수청이 요구할 경우 사건을 넘겨야 한다. 중수청은 통보받은 날부터 7일 안에 수사 개시 여부를 회신해야 한다. 그러나 두 기관의 수사 범위가 겹치는 데다 사건의 중대성 등을 따지는 기준도 명확하지 않아 출범 이전부터 관할을 둘러싼 혼선이 우려돼 왔다.

AD

삼성·SK 성과급 배임 사건, 수원으로 가나…수사는 누가? 원본보기 아이콘

관할 이견을 조정할 법정 협의체도 아직 가동되지 않고 있다. 수사권관할조정협의회 설치 근거를 담은 개정 형사소송법은 내년 2월5일 시행된다. 그전까지는 개별 사건마다 수사 주체를 조율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사건을 어느 기관이 맡느냐보다 수사가 중단되지 않고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며 "기존 경찰 수사의 진행 정도와 확보한 증거 등을 고려하지 않고 사건을 넘기면 수사의 연속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