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중지권 확대하고 신고포상금 신설
건설업 외 업종까지 안전관리비 확대
산업재해로 노동자 3명 이상이 사망한 사업장에 3년 평균 영업이익의 최대 5%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노동자가 급박한 위험을 우려할 때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권한도 확대된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27일 공포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발표한 노동안전 종합대책의 주요 과제를 법제화한 것으로, 반복적인 사망사고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고 현장의 산업재해 예방 체계를 보완하는 것이 핵심이다.
노동자가 숨지는 등의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첫 날인 27일 경기도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관리자들이 현장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개정안에 따르면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해 법 시행일부터 1년간 노동자 3명 이상이 산업재해로 사망하면 과징금이 부과된다. 과징금은 3년 평균 영업이익의 5% 범위에서 정한다. 평균 영업이익이 없거나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또는 영업이익의 5%가 3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30억원 범위에서 부과할 수 있다.
과징금은 위반행위 횟수와 기업 규모, 사망자 수 등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위반 정도와 전체 노동자 대비 사망자 비율,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 등을 고려해 과징금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한다. 징수한 과징금은 산업재해 예방에 활용하도록 산재보험기금에 귀속된다. 다만 구체적인 부과 절차와 심의위원회 운영 방식은 시행령 등 하위법령에서 정할 예정이다.
작업중지권도 확대된다. 노동자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뿐 아니라 위험이 우려되는 경우에도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다. 노동자와 근로자대표,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은 사업주에게 작업중지를 요구할 수 있으며, 하청 노동자도 원청에 직접 작업중지를 요구할 수 있게 된다.
고용노동부 장관의 작업중지 명령 요건도 넓어진다.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뿐 아니라 노동자가 사고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거나 생사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에도 작업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붕괴·화재·폭발·유해물질 누출 등으로 중대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도 작업을 중지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 사업주가 안전난간 설치 등 시정조치 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급박한 산업재해 위험이 발생하면 시정이 완료될 때까지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
반복적인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에 대한 행정제재도 강화된다. 안전·보건조치 위반으로 2명 이상이 동시에 사망하는 등의 산업재해가 발생해 시행일부터 3년간 영업정지 처분을 2회 이상 받고도 다시 영업정지 요청 대상이 되면, 노동부 장관은 관계 행정기관에 사업 등록 말소 또는 취소를 요청할 수 있다.
산업안전보건법령 위반 신고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는 근거도 신설됐다. 정부는 신고 대상 위반행위와 지급 금액 등 세부 기준을 하위법령에 담고, 법 시행에 맞춰 '안전 일터 포상금 신고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 의무는 건설공사 발주자에서 도급인과 다른 업종으로 확대된다. 하청업체에는 사용명세서 작성·보존과 목적 외 사용 금지 의무가 부여된다. 건설공사 기간 연장 사유에는 폭염과 한파가 명시돼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공기 연장을 요청할 수 있게 된다.
개정안은 일부 조항을 제외하고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된다. 안전한일터위원회 설치와 신고포상금 제도는 내년 1월 28일, 과징금 부과와 작업중지권 확대, 등록 말소·취소 요청 근거는 내년 4월 28일부터 시행된다.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 의무 확대는 건설업의 경우 내년 4월 28일, 건설업 외 업종은 내년 10월 28일부터 적용된다. 폭염·한파에 따른 공사 기간 연장과 수출 목적 수입 기계의 안전인증 면제 확대는 공포일인 이날부터 시행된다.
노동부는 시행령과 시행규칙, 관련 고시 등 하위법령을 정비해 세부 기준을 마련하고 제도가 현장에 안착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노동안전 종합대책이 법제화된 만큼 사고 발생 전 위험을 찾아내 개선하는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위법령과 집행체계를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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