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첩보 드라마 '비반', 적국으로 中 설정
中 관영 CCTV "중국 악마화하는 인지전"
대만 발언 후 1년째 얼어붙은 양국 관계

일본 자위대의 비밀 첩보 조직을 그린 드라마 '비반(VIVANT)' 시즌 2가 중국을 적국으로 설정하면서 중국에서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일본 자위대의 비밀 첩보 조직을 그린 드라마 '비반(VIVANT)' 시즌 2. TBS 공식 홈페이지

일본 자위대의 비밀 첩보 조직을 그린 드라마 '비반(VIVANT)' 시즌 2. TBS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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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중국 관영 CCTV는 이 드라마에 대해 "중국을 악마화하고 적대감을 부추기는 인지전"이라고 비판했다. CCTV는 극 중 고문 장면을 두고 "과거 일본군이 중국인 항일 인사들에게 사용했던 고문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장면을 현대 중국인에게 덧씌우고 일본 요원을 정의로운 반격자로 그려 가해자와 피해자의 역사적 위치를 뒤집었다는 주장이다.

CCTV는 또 해당 드라마가 일본의 해외 정보·군사 활동을 자연스럽게 정당화하고 대중문화를 통해 자위대의 역할 범위를 흐린다고 주장했다. 이 논란은 같은 날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서 검색어 1위에 올랐다.


中 적국 삼은 '비반'…日선 시청률 18.8% 흥행


일본 자위대 첩보 조직 '벳판'이 적국(중국)과 맞서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비반' 시즌 2 속 한 장면. 인스타그램

일본 자위대 첩보 조직 '벳판'이 적국(중국)과 맞서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비반' 시즌 2 속 한 장면.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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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반'은 방위상조차 존재를 모르는 자위대 첩보 조직 '벳판(別班)'이 적국과 맞서는 이야기다. 시즌 1은 가상의 적국을 내세웠지만, 시즌 2는 적국을 중국으로 못 박았다. 최근 방영분에는 중국 첩보 조직 '신시'가 벳판 요원들을 고문하고 배를 찌르는 장면이 나왔다.

일본에서는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7월 26일 방송을 시작한 시즌 2는 첫 회 세대 시청률 18.8%를 기록했다. 지진 구호 등에 투입되던 자위대에 할리우드 영화 속 특수 요원이 있다는 설정이 신선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려도 나온다. 일본의 한 방송 심의 기구에는 "오후 9시 방송인데 아이들의 성장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시청자 의견이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구 위원들도 회의에서 "초기 시즌보다 이번 작품에 과격한 연출이 많다"고 지적했다. 현지 매체 '현대비즈니스'는 칼럼에서 "드라마가 시청자의 무의식에 위험한 인식을 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드라마는 지난 2013년 일본 교도통신이 "육상자위대가 해외 비밀 정보부대 '벳판'을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불거진 의혹을 소재로 삼았다. 이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실제 조직이 있는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스파이 흉내" 증언 속 민간인 정보수집 논란도


일본 정부는 해당 보도 직후부터 벳판의 존재를 줄곧 부인해 왔다. 방위상을 지낸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는 시즌 1이 방영된 지난 2023년 의원 시절 한 인터뷰에서 "(벳판이) 있다고도 없다고도 말할 수 없다. 직접 본 적이 없으니까"라고 농담 섞어 답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지난 7월 정례 회견에서 "지금까지 존재한 적이 없으며 현재도 존재하지 않는다. 드라마는 좋아하지만"이라고 말했다.


자위대에 실제로 있는 정보부대는 육상자위대의 '현지정보대'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전직 현지정보대원을 취재해 "이들의 활동은 특정 국가 전문가인 일본인 교수를 만나 명함을 받고, 교수의 신상과 취향을 항목별로 기록하는 수준이었다"고 보도했다. 이 전직 대원은 마이니치에 "스파이 흉내에 불과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를 두고 민간인 사찰 논란도 불거졌다. 구마모토니치니치신문은 지난 7월 "현지정보대가 대학교수 등 민간인 수천 명의 '애국심'과 '성적 취향' 등 사상·사생활 정보를 조직적으로 수집해 왔다"고 보도했다. 다만 고이즈미 방위상은 "대원이 신분을 위장해 정보를 수집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보도 내용에 대해 부인했다.


日 총리 직함도 뺀 中…APEC 정상회담 불투명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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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논란은 중일 관계가 1년 가까이 얼어붙은 가운데 불거졌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는 일본의 존립 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일본 현직 총리가 대만 유사시 집단 자위권 행사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었다. 중국은 발언 철회를 요구하며 일본 여행 자제령, 일본산 수산물 수입 중단, 희토류 수출 제한 등으로 압박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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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갈등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달 30일 다카이치 총리를 직함 없이 이름으로만 불러 논란이 됐다. 다음 달 18~1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중일 정상회담 성사 여부도 불투명하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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