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재정수입 관리 감사 결과
尹정부 당시 세수결손 메우기 위해 국회 심의도 우회
법인세·양도세 오차 81%는 추계모형 문제
세법개정 효과 누락하고 부동산 통계도 잘못 반영
세수결손에 기금 32조원 동원

정부가 세수를 추정하면서 실제 경제여건과 동떨어진 추계모형을 사용해 최근 4년간 연평균 51조5000억원의 세수추계 오차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차가 컸던 법인세와 양도소득세의 경우 경기변동보다 추계모형 자체의 오류가 주된 원인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렇게 발생한 대규모 세수결손을 메우기 위해 국회 심의를 우회해 32조원 넘는 기금 재원을 동원하고 지방교부세까지 감액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실과 동떨어진 세수추계…2021년부터 4년간 연평균 51조원 오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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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요 재정관리제도 운영실태(재정수입 관리 중심)'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실시한 감사에서 세수추계 모형의 설계·운용상 문제와 세수결손 대응 과정의 불투명성, 국세 외 수입 관리 부실 등 11건의 문제점을 확인했다.

감사 결과 2021~2024년 세수추계 오차는 연평균 51조5000억원에 달했다. 세목별로는 법인세가 21조7000억원, 양도소득세가 11조9000억원으로 오차 규모가 가장 컸다. 특히 두 세목의 추계오차 중 국내총생산(GDP) 등 거시경제변수의 전망과 실제 결과 간 차이에서 비롯된 '경기변동예측 오차'는 19%에 그쳤다. 나머지 81%는 추계모형의 설계나 운용상 문제에 따른 '추계모형 오차'였다.


법인세 추계에서는 기업이익 감소 가능성과 세법개정 효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2023년 세수를 추정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경제 여건이 급변했는데도 기업의 세전순이익률에 과거 평균치를 그대로 적용했다. 2024년에는 해외 자회사에서 받은 배당금을 과세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한 세법개정 효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

그 결과 법인세 과세소득을 2023년 71조원, 2024년 112조원 과다 추정했다. 이에 따른 법인세 추계모형 오차는 각각 20조4000억원, 11조9000억원에 달했다. 감사원이 누락된 세법개정 효과를 반영해 2024년 법인세를 다시 추계한 결과 모형 오차를 45%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양도소득세도 실제 부동산시장 통계와 맞지 않는 모형을 사용했다. 2023년에는 부동산 가격과 거래량이 1% 증가하면 양도소득세도 같은 비율로 증가한다고 가정했다. 그러나 실제 통계를 분석한 결과 부동산 가격이 1% 오를 때 세수는 6.38%, 거래량이 1% 늘 때는 1.2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에는 세수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외생적 충격을 반영하는 변수를 객관적인 기준 없이 설정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로 인한 양도소득세 추계모형 오차는 2023년 7조원, 2024년 4조원이었다. 감사원이 모형을 보정하자 오차는 각각 55%, 60% 감소했다.


잘못된 세수추계에 따른 재정 운용의 부작용도 확인됐다. 정부는 2023년 56조4000억원, 2024년 30조8000억원의 세수결손이 발생하자 외국환평형기금과 주택도시기금 등의 재원을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을 거쳐 일반회계로 이전했다.


이 과정에서 2023년 17조3000억원, 2024년 15조원 등 총 32조3000억원의 기금 재원을 국회 심의 등을 우회해 활용했다. 기금 지출계획을 20% 넘게 변경할 때 국회 심의를 받도록 한 규정을 피하기 위해 기존에 빌려준 자금의 상환을 유예하는 방식 등을 동원했다. 그 결과 일반회계는 2034년까지 공자기금에서 빌린 원금 24조5000억원과 연평균 8330억원의 이자를 갚아야 하는 부담을 떠안았다.


지방자치단체에도 재정 부담이 전가됐다. 정부는 지자체와 협의 없이 2023년 8조2000억원, 2024년 2조2000억원의 지방교부세를 감액했다. 이로 인해 2023년 66개, 2024년 50개 지자체가 지출을 줄였으며, 2년간 지방채 발행 규모도 당초 계획보다 1조3000억원 늘었다.

2024년에는 의료급여 예산 5000억원을 불용 처리하기로 했다가 사업 차질이 우려되자 지자체와 협의 없이 지방 의료급여기금 재원을 활용했다. 그 여파로 지난해 서울시 등 4개 지자체에서 의료기관에 지급하지 못한 진료비가 2200억원에 달했다.


국세 외 수입 관리도 부실했다. 2024년 말 기준 미수납 채권 25조1000억원 가운데 일부를 표본 점검한 결과, 이미 납부됐거나 실체가 확인되지 않는 채권 887억원과 소멸시효가 지난 채권 291억원이 확인됐다. 국고보조금 집행잔액 중 법정 기한을 넘겨 환수되지 않은 금액도 지난해 말 기준 7530억원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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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감사원은 재정경제부에 경기변동과 세법개정 효과, 실제 통계와의 상관관계를 반영하도록 세수추계 모형을 개선할 것을 통보했다.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에는 세수결손 대응을 위한 기금 내부거래와 지방교부세 선(先)정산 과정에서 국회 보고 및 지자체 협의 절차를 정립하도록 요구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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