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포지션 변경·펀더멘털 우려
"아직 위험자산 비중 늘릴 때 아냐"
헤지펀드들이 지난 22일(현지시간) 기술주를 2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투자 회수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올해 상반기 시장을 견인했던 AI 관련주에 투자자들이 과도하게 쏠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토니 파스쿠아리엘로 골드만삭스 헤지펀드 담당자는 고객 메모에서 지난 22일 기술주 매도세가 최근 2년 사이 가장 빠른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파스쿠아리엘로는 "매도세가 시장의 핵심 포지션까지 흔든 것 같다"면서도 "투매가 정점에 이르렀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S&P500지수가 3개월 동안 횡보했지만, 이는 시장 전반이 안정됐다는 뜻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6월 말 이후 AI 관련주가 조정을 받는 동안 헤지펀드들은 몇 주째 주식의 총익스포저를 줄여왔다는 것이다.
기술주 매도세는 투자자 포지션과 기업 펀더멘털 우려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강한 상승장에서 AI 테마에 자금이 몰린 탓에 포지션이 한 쪽으로 쏠렸고, 시장 흐름이 바뀌자 인기 종목의 하락 압력이 커졌다는 게 파스쿠아리엘로의 진단이다.
또 대형 기술기업의 실적과 AI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지만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인프라 투자 약속이 늘면서 전력과 자금 조달 여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 중간선거도 투자심리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꼽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AI 관련주와 다른 업종 간 성과 차이도 두드러졌다. 파스쿠아리엘로는 골드만삭스가 분류한 AI 관련주를 제외한 S&P500 종목 바스켓이 이달 들어 3년 만에 가장 좋은 월간 성과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 흐름에는 투자자 포지션 변화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AI 매도 자금이 다른 업종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파스쿠아리엘로는 아직 위험자산 비중을 늘릴 때가 아니라며 "주요 지수가 몇 달째 제자리 걸음을 하는 동안 인기 종목에 쏠렸던 포지션이 흔들린 만큼 당분간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세장이 이어지더라도 이전보다 상승 탄력이 약하고 변동성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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