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기간 尹정부보다 기관장 7명 더 임명
인수위 없었던 李정부, 올해 3~5월 50곳 인선 속도
공운위 심사 임원직 84%는 후임 선임 절차 진행
장기 공석 원인·책임도 꼼꼼히 따져야

이재명 정부의 공공기관장 인선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부터 기관장 인선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가운데 실제 공기업·준정부기관장 임명 실적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같은 기간보다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관장 공석이 장기화하는 곳도 여전한 만큼 단순한 임명 건수나 공석 규모를 넘어 인선 지연의 원인과 책임을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정치권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근거한 조사 결과 등을 종합하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이재명 정부에서 지난 9월 30일까지 임명된 공기업·준정부기관장은 총 37명으로 집계됐다. 공기업 기관장 15명, 준정부기관장 22명으로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같은 기간 임명된 30명보다 7명(23.3%) 많았다. 공기업 기관장만 비교하면 6명 더 임명했다.

인선은 올해 들어 속도를 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지난 6월 4일 기준 전체 공공기관 342곳을 조사한 결과, 현 정부 출범 이후 1년간 새로 기관장이 임명된 곳은 74곳이었다. 이 가운데 50곳(67.6%)의 인선이 올해 3~5월에 집중됐다. 3월 17곳, 4월 21곳, 5월 12곳 등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산업부·기후부·원안위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8.4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산업부·기후부·원안위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8.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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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자료로도 공공기관 인선 진행 상황을 살필 수 있다. 지난 13일 기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의결 대상 임원직 가운데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은 자리는 44개였다. 실제 공석인 곳이 8개, 임기가 끝난 기존 임원이 계속 근무하는 곳이 36개였다. 이 가운데 37개(84.1%)는 공모 등 후임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5개 노동이사 직위는 내부 협의 절차를 밟고 있었다.

선임 절차에 착수하지 않은 7개 직위 중 4개는 한전KPS와 관련된 자리였다. 한전KPS는 사장 선임을 둘러싼 법적 분쟁으로 후임 인선에 차질을 빚고 있다. 나머지 3개 직위에 대해서는 해당 기관들은 향후 공모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尹정부 출범 2년 6개월 뒤에도 57곳 후임 미선임


공공기관 인선 지연은 과거 정부에서도 반복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2년 6개월이 지난 2024년 11월에도 전체 공공기관 339곳 가운데 57곳(16.8%)에서 후임 기관장을 선임하지 못했다. 실제 공석인 곳은 30곳, 임기가 끝난 기관장이 계속 재직하는 곳은 27곳이었다. 6개월 이상 후임 인선이 지연된 기관도 24곳이었다.


당시 강원랜드는 전임 사장 사퇴 이후 11개월 동안 후임자를 정하지 못했고, 한국부동산원 역시 원장 임기가 종료된 뒤 9개월 가까이 인선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과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는 기관장 공백이 1년 넘게 이어졌다. 모두 12·3 비상계엄 이전, 윤석열 정부가 정상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하던 시기에 발생한 일이다.


공공기관장 인선이 정권 교체 때마다 논란이 되는 데에는 제도적 요인도 있다. 공공기관운영법상 공기업·준정부기관장의 임기는 3년으로, 대통령 임기와 일치하지 않는다. 임기가 끝난 기관장도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하도록 규정돼 있다. 실제 지난 9월 말 기준 공기업·준정부기관 87곳 가운데 44곳은 이전 정부에서 임명한 기관장이 재직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23명은 법정 임기가 1년 이상 남아 있었다.


중도 사퇴부터 법적 분쟁까지…인선 지연 사유 제각각

기관장 인선이 늦어지는 사정은 기관마다 다르다. 전임 기관장의 중도 사퇴로 공석이 발생하기도 하고, 후임자 선정 과정에서 법적 분쟁이 불거져 절차가 중단되기도 한다.


한국남동발전은 지난 2월 강기윤 전 사장이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중도 사퇴한 뒤 약 7개월 만인 이달 2일 이현빈 신임 사장이 취임했다. 한전KPS는 2024년 6월 전임 사장의 임기가 끝났지만 후임 인선을 둘러싼 법적 분쟁으로 선임 절차가 장기화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2월 이학재 전 사장이 임기를 4개월가량 남기고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후임 인선 절차에 들어갔다. 3월 20일 면직 처리 이후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됐지만, 사장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에 필요한 비상임이사들의 후임 인선이 늦어지면서 공모 절차도 지체됐다. 공사는 지난 9월 초 비상임이사 교체를 마무리한 뒤 같은 달 9일에야 신임 사장 공모에 착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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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관계자는 "중도 사퇴나 법적 분쟁이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장기간 후임을 임명하지 못한 이유가 모두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공석과 임기 만료 건수만 합산해 정부가 인사를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하려면 개별 기관의 인선 진행 상황과 지연 사유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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