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민과 청와대서 첫 타운홀 미팅
수출 이익 일부 농어민 피해 보전에 활용 제안
공익직불금 인상도 추진
연내 가입 신청 보류 재확인
"통상 확대 피할 수 없어"
농지조사 "땅 뺏는 것 아냐"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의지 재확인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에 따른 농어업계 피해를 보전하기 위해 '수출부담금' 도입 가능성을 제시했다. 통상 확대의 혜택을 누리는 기업이 이익 일부를 피해 업종에 돌려주는 방식이다. 과거 1조원 조성을 약속하고도 3000억원 남짓에 그친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의 부족분 약 7000억원도 정부 재정으로 채우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농지 전수조사에 대해서는 투기 목적의 농지 취득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라며 농지를 빼앗거나 불이익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농어민과의 대화'에서 "새로운 협정으로 누군가 이익을 보면 그 이익의 일정 부분을 떼서 손실을 보는 부분을 보전해 줘야 한다"며 "수출부담금 같은 것도 해야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다만 관계 부처와 실무적인 협의를 거친 사안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까지는 수출시장을 늘리는 데 급급해 피해 보전에 민감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이제는 힘없다는 이유로, 숫자가 적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손실과 피해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수출 확대 과정에서 농어업계가 감내했던 희생을 제도적으로 보상하겠다는 취지다.
농어촌상생협력기금에 대해서도 "1조원을 마련한다고 약속했는데 지금 보니까 3000억원 남짓"이라며 "신뢰 회복 차원에서 정부가 마저 다 채워 넣자"고 말했다. 기업들이 기금 사용처를 지정해 출연하면서 정작 농어민들이 혜택을 체감하지 못했다는 지적에는 정부 출연을 통해 개선하고 농어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CPTPP 가입 필요성에 대해서는 물러서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무역통상 국가인데 전 세계가 무역 자유화를 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이탈하면 통상 국가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겠느냐"며 "국가 전체를 위해서 안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농어민들과 충분히 협의하기 위해 연내 가입 신청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가입 협상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자신의 임기 안에 최종 타결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농어업계의 반발이 큰 일본산 수산물 문제에 대해서는 "상당히 큰 현실적 장애"라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익직불금 인상도 "명확한 정부 과제"라고 규정했다. 이 대통령은 농가에 대한 직접 지원액이 일본과 유럽 등에 비해 적다며 "체계적으로 준비하겠다. 기대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군 단위에서 시행 중인 농어촌 기본소득 역시 장기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농지 전수조사와 관련해서는 추진 배경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원래 수도권 인근의 투기 목적 농지 상황을 확인해 보려 했다"며 "농사를 짓겠다고 신고하고 농지를 매입해 놓고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지를 파악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법률상 의무인 농지 현황 조사가 수십 년간 이뤄지지 않았다는 농림축산식품부의 건의에 따라 전국 단위 전수조사로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농지를 뺏거나 불이익 처분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상속받은 농지를 직접 경작하지 못하는 경우까지 문제 삼을 의도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부동산 투기 공화국을 벗어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며 "약간의 정치적 희생을 당하더라도 꼭 고쳐야겠다"고 투기 근절 의지를 밝혔다. 부동산 투기를 '폭탄 돌리기'에 비유하며 일본처럼 장기간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경고했다.
농지은행의 공공임대용 농지 매입 예산 확대도 논의됐다. 정부는 올해 1조6000억원에서 내년 2조원으로 예산을 증액했지만 현장에서는 대기 수요를 고려해 1조20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 대통령은 매입 지원을 계속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농협 개혁과 관련해서는 농협중앙회장을 조합원 전원이 직접 선출하는 직선제 도입 의지를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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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의 태양광 발전 활용을 놓고는 농민들과 이견도 표출됐다. 농지는 식량 생산에 사용돼야 한다는 지적에 이 대통령은 농지로 등록돼 있지만 실제 경작 면적에서 제외된 땅이 44만㏊에 달한다는 정부 측 설명을 토대로, 방치된 농지를 태양광 발전에 활용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농촌 소득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외부 사업자가 이익을 독점하지 않도록 지역 주민에게 사업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 농업 예산의 국가 재정 대비 5% 확대, 농산물 가격 보장, 여성 농업인의 경영 기여 인정, 임업 직불금 개선과 어업 인력난 해결 등의 요구가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할당관세가 물가 안정 대신 일부 수입업체의 이익으로 돌아가는 문제도 전면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관계 부처에는 품목별·지역별 소통을 확대하고 건의 사항의 검토 결과를 당사자들에게 알리도록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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