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조부모 90% 손주에 경제적 지원
연평균 350만원 보태…무급 돌봄 가치도 상당
출산 늦어지며 '늦게, 적게' 손주 보는 조부모 세대

"손주랑 뛰놀 체력은 없지만 용돈 줄 여력은 있다"


미국에서 조부모가 되는 나이가 늦어지면서 손주에게 용돈이나 양육비를 보태는 등 경제적 지원에 나서는 조부모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펙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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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늦은 나이에 손주를 맞은 조부모들이 체력적 한계를 느끼는 한편, 손주에게 경제적으로 지원할 여력은 커졌다고 전했다.


미국은퇴자협회(AARP) 조사에 따르면 미국 조부모의 90%가 손주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지원액은 2654달러(약 351만원)로 집계됐다. 조부모들은 손주를 돌보는 데도 상당한 시간을 쏟는다. AARP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직전 1년 동안 조부모들이 손주를 돌본 시간은 평균 500시간에 이른다.

조부모가 손주에게 직접 쓰는 돈은 1720억달러(약 228조원)에 이른다. 여기에 무급 돌봄의 경제적 가치로 추산한 7310억달러(약 967조원)를 더한 이른바 '조부모 경제' 규모는 연간 약 9000억달러(약 1191조원)에 달했다.


다만 '조부모 경제' 규모 전체를 금전적 지원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약 9000억달러 가운데 손주에게 직접 쓰는 돈은 1720억달러로 20%가 채 되지 않는다. 나머지 대부분은 조부모가 손주를 돌보는 데 들인 시간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한 것이다.


엘런 밴스(65)는 첫 손녀 애나가 태어나기 2주 전인 지난해 10월 은퇴했다. 이후 남편 대릴과 함께 일주일에 3~5일, 하루 약 5시간씩 손녀를 돌보고 있다. 밴스는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그만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속적인 목 통증으로 척추 수술을 앞두고 있어 손녀를 돌보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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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 조부모의 평균 나이는 68세다. 50대 가운데 조부모는 27%, 60대는 51%에 그친다. 만혼과 출산 연령 상승으로 자녀들이 늦게 아이를 낳는 데다 가족 규모까지 줄면서 조부모가 만나는 손주 수도 감소하고 있다. 손주 수가 줄면서 한 명에게 지원을 집중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은퇴 전후로 쌓은 자산을 손주에게 보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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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만혼과 출산 연령 상승으로 조부모가 되는 시기가 늦어지는 가운데, 부모와 양가 조부모·이모·삼촌이 아이 한 명에게 지갑을 여는 이른바 '식스포켓' 소비와 손주 명의 주식 증여가 늘고 있다.


최영 인턴기자 zero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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