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보증금 시범 부과에 평균 투찰업체 355곳→57곳
낙찰순위도 41위→1.5위…질적 개선 기대
11월 대책 본격 시행 후 성과 보고·논의
이재명 대통령이 공공조달 시장을 왜곡해 온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와 입찰 비리 근절을 강력하게 주문해온 가운데 무분별한 입찰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가 가시적 성과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계약이행 능력이 부족한 업체의 무차별적인 입찰 참여를 제한하자 입찰 건당 평균 투찰업체 수가 6분의 1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시범사업에서 확인된 성과를 토대로 부실업체의 입찰 참여를 사전에 차단하는 제도를 본격 시행할 방침이다.
27일 청와대와 정부에 따르면 지난 8월부터 페이퍼컴퍼니의 무분별한 입찰 참여가 우려되는 일부 품목에 입찰보증금을 시범적으로 부과한 결과 입찰 건당 평균 투찰업체 수가 기존 355개사에서 57개사로 83.9% 감소했다. 이에 평균 낙찰순위로 41위에서 1.5위로 낮아졌다. 기존에는 후순위 업체까지 심사를 진행해야 낙찰자를 결정할 수 있었지만, 제도 시행 이후에는 대부분 1~2순위에서 낙찰자가 결정됐다는 의미다.
이번 성과는 이 대통령이 공공조달 시장의 불공정 관행을 직접 문제 삼고 제도 개선을 주문해온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1일 이재명 정부 첫 부처 업무보고에 이어 지난 7월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하반기 부처 업무보고에서 백승보 조달청장에 페이퍼컴퍼니의 공공입찰 참여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이 대통령의 문제 제기는 8월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공정성과 타당성을 담보하기 위해 국민께 검증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백 청장은 무분별한 입찰을 방지하기 위한 실지조사 확대와 페이퍼컴퍼니 의심기업에 대한 입찰보증금 부과 방안을 보고했다.
청와대도 이번 시범사업에서 확인된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공공조달 시장의 정상화로 가는 의미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공공조달 시장에서는 실제 물품 공급능력을 갖추지 않은 업체들이 입찰에 무더기로 참여하거나 낙찰심사를 포기하는 일이 반복됐다. 일부 업체가 계약 수주만을 목적으로 다수의 품목에 투찰하면서 정상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의 낙찰 기회가 줄어든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입찰보증금 부과가 이러한 무분별한 투찰을 억제하는 수단으로 작용한 것이다.
정부는 11월 16일부터 페이퍼컴퍼니 의심업체에 대한 입찰보증금 부과를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업체 등록정보와 계약정보 등을 활용해 의심업체를 선별하고 입찰 참여 단계부터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내년 1월부터는 입찰보증금 부과 기준인 상습 낙찰심사 포기 획수를 기존 5회에서 2회 이상으로 강화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심사서류를 제출하지 않거나 심사를 포기한 업체에 대해서는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한다. 내년부터는 '기타공급물품'을 500개 초과해 등록하는 업체에 신용평가등급확인서 제출도 의무화한다. 계약이행 능력이 부족한 업체를 입찰 이후 제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장 진입부터 입찰·계약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부실업체를 걸러내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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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청은 개선 방안이 본격 시행된 이후 나타나는 성과를 청와대와 재정경제부에 보고하고 추가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범사업에서 확인된 투찰업체 감소와 낙찰심사 효율화 효과가 전체 공공조달 시장으로 확산할 수 있을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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