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BOK 이슈노트 : 청년고용 부진 및 정책과제'
AI 도입으로 경력직 선호 강화
한은 "산업·노동정책 함께 개선해야"
최근 청년층 취업자의 임시·일용직 비중이 증가하는 등 고용이 질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인공지능(AI)기술 변화, 산업구조 재편, 경직적 노동시장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발생한 문제라서 산업정책과 노동시장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은이 26일 발간한 'BOK 이슈노트 : 청년고용 부진 및 정책과제(황수빈·정강희·정성엽)'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의 고용의 질 지수는 2014~2019년 평균 101.1에서 2023년 1월~올해 9월 평균 94.7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의 질 지수는 일자리의 안정성, 경제적 보상, 근무 환경 등 노동자가 체감하는 일자리의 질적 수준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지표로, 2010년 1월부터 2026년 9월(코로나 기간인 2020~2021년 제외)까지 전체 기간 평균을 100을 기준으로 한다.
특히 청년층의 고용의 질만 크게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연령층(30~59세)은 이 기간 100.2에서 104, 고령층(60세 이상)은 97.8에서 105.6으로 개선됐다. 2023년 1월 기준을 100으로 한 최근 고용의 질 지수에서도 핵심연령층은 지난달 103.2로 개선됐고, 청년층은 94.8로 악화됐다.
청년 고용의 질 부진은 1차 노동시장(대기업·정규직 중심)의 수요가 정체된 상황에서 2차 시장(중소기업·비정규직)으로 하향 진입하는 경향이 강화된 결과로 분석된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황수빈 한은 조사국 고용동향팀 과장은 "과거 부진기(2014~2019년)에는 청년층이 주로 1차 시장 진입을 기다리며 실업률 상승 등 양적 지표 부진으로 나타났으나, 최근에는 취업 눈높이가 낮아진 청년층이 2차 노동시장으로 진입하면서 고용의 질적 저하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청년 고용 부진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 1차 노동시장 수요 정체가 산업구조가 상용직 고용창출력이 낮은 IT제조업 중심으로 재편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산은 IT제조업이 주도하고 있으나 상용직 채용은 여전히 비IT제조업 및 서비스업 부문의 비중이 높아 경제성장이 1차 노동시장의 수요 확대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적 괴리가 나타나고 있다는 취지다.
특히 AI 노출도가 높은 직무·산업을 중심으로 경력직 선호가 강화되면서 청년층이 담당하던 초급·기초 업무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경제활동참가율(경활률)과 고용률은 생성형 AI가 도입되기 직전인 2022년 1월 각각 49.8%, 46.6%에서 올해 46.8%, 43.7%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임시일용직 비율은 30.7%에서 32.6%로 증가했다.
1차 노동시장 수요가 회복되더라도 2차 노동시장에 누적된 청년층이 1차 노동시장으로 이동하기 어려워 고용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한은은 전망했다. 황 과장은 "2차 노동시장에서 1차 노동시장으로 이동한 청년층의 비율은 2014~2019년 8%대에서 2023~2024년 5%대로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직적인 노동시장 구조도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막는 요인으로 꼽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상 고용 보호 수준이 높은 국가일수록 청년 고용률이 낮은 경향을 보이는데, 우리나라 '정규직 개별 해고 보호 지수'는 주요 23개국 중 10위 수준으로 비교적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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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노동시장 구조와 산업정책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황 팀장은 "IT제조업의 높은 성장세가 연관 산업 및 내수 부문으로 파급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며 "반도체 중심의 성장과 AI시대가 요구하는 노동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교육과 산업의 유기적 연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시장 구조도 청년층이 노동시장에 원활히 진입, 이동할 수 있도록 고용제도의 유연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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