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단 1250원?" 환율 향방은…추가 하락 에너지 충분 vs 급락 레벨 부담
원화 명목실효환율 94.83…2년여 만에 최고
추가 하락 여력 무게…1270~1280원 하방 경직 전망도
원·달러 환율이 1320원대 초반까지 내려오면서 주요 교역국 통화와 비교한 원화의 명목실효환율이 3개월 만에 급반등해 2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회복에도 불구하고 명목실효환율이 여전히 장기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들어 '원화 가치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강조한 가운데 시장에선 환율 추가 하락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명목실효환율, 2년여 만의 최고치…"장기평균은 아직"
26일 국제결제은행(BIS)·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원화의 명목실효환율은 지난 20일 기준 94.83(2020년=100)을 기록했다. 2024년 10월9일(94.9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명목실효환율은 주요 교역 상대국과의 무역 비중을 반영해 통화 가치를 산출한 지표다. 수치가 높을수록 원화 가치가 높아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코로나19 시기였던 2020년부터 2021년 중반까지 100 전후에서 움직이던 원화 명목실효환율은 이후 주로 90대 중후반에서 등락했다. 그러다 비상계엄 사태 직후 91선으로 내려갔고, 미국 관세 이슈와 탄핵 정국이 맞물렸던 지난해 3~4월엔 80대 후반까지 떨어졌다. 이후에도 하락세는 이어졌다. 지난해 말 수급 이슈 등에 따른 원화 약세 당시 86선까지 내려섰던 명목실효환율은 올해 3월 중동전쟁으로 84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외국인 주식 리밸런싱 영향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1600원에 육박했던 6월에는 81.99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 들어 환율이 방향을 틀었다. 월평균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지난 6월 1528.0원까지 뛰었으나 7월 1488.9원, 8월 1404.4원, 9월 1358.8원으로 급락했다. 이에 명목실효환율도 급반등했다. 9월 들어 90선을 회복했고(91.99), 이후에도 상승 중이다.
명목실효환율에 교역 상대국과의 물가 차이까지 반영한 지표인 원화 실질실효환율 역시 유사한 흐름이다. 지난 6월 83.03까지 내린 실질실효환율은 지난달 92.73까지 뛰었다. 2024년 11월(93.43) 이후 최고 수준이다.
최근 이 같은 큰 폭의 되돌림에도 신 총재는 '추가 환율 하락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 그는 지난 22일 기준금리 동결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몇 년간 달러가 강세여서 교역 상대국의 가중치를 고려한 BIS 실효환율을 보는 게 중요하다"며 "지난 8월 말 기준 BIS 실효환율은 89 정도로 장기 평균(101)보다 낮다. 원·달러 환율로 보나 실효환율 기준으로 보나 원화가 예년보다 아직도 약세라는 것은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이튿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한은 종합 국정감사 자리에서도 "역사적으로 보면 아직 원화가 좀 약세"라며 실효환율을 근거로 든 바 있다. 시장에선 현시점에서 명목실효환율이 100 수준이 되기 위해선 월평균 원·달러 환율이 1230~1250원은 돼야 한다고 추정했다.
환율 하단 1250원 열어둬야 vs 급하게 낮춘 레벨 부담 有
시장에서도 대체로 추가 하락 여지는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하방 압력의 정도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사상 최대의 경상흑자와 달러 수급 개선에 따른 원·달러 환율 하방 압력이 우세한 국면이라는 쪽에선 환율 하단을 1250원 선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봤다. 차영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잇따른 대외 악재와 외국인의 대규모 국내 주식 순매도 속에서도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대외요인이 안정될 경우 그만큼 환율이 내려갈 에너지가 크다는 방증"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반도체 주주환원과 메가프로젝트 관련 투자만으로도 연 2100억달러 규모 외화 환류 효과가 기대된다. 이는 최근 3년 추세로 본 연 환산 증권 및 직접투자 순유출액 1300억달러를 웃도는 규모"라며 "향후 1년 이상은 국내로의 자금유입(원화 강세) 효과가 외화 재유출 압력을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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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근 환율이 급격하게 하락한 데 따른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추가 하락이 나타나더라도 1200원대 후반에서는 하방 경직성이 커질 것이란 평가도 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70~1280원 부근에서는 하방 경직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반면 상단에 대해서는 미국 중간선거를 둘러싼 경계감,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 대외여건 전개 상황에 따라서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도달했던 1380~1390원 내외까지는 쉽게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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