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정부, 기물 파손 배상법 추진
좌파 정당들 반발 "거리 시위 종말"
트럼프·르펜, 시위 사태 정치적 쟁점화
프랑스에서 고물가와 공공서비스 악화 등에 항의하는 반(反)정부 시위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가 대규모 경찰력을 동원하고 기물 파손 배상 법안까지 추진하고 있지만, 추가 집회와 전국 단위의 파업이 예고되면서 갈등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26일 프랑스 AFP통신과 르몽드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프랑스 노동조합과 시위 단체들은 오는 31일 추가 집회와 다음 달 5일 전국적인 파업을 추진하며 시민들의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교육노조 SUD 에듀카시옹은 31일 시위 참여를 선언했으며, 노동총동맹(CGT)은 이번 주 중 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좌파 성향 노동조합 연합체 솔리데르의 뮈리엘 길베르 공동대표는 25일(현지시간) BFM TV에 출연해 "여러 집단의 분노가 하나로 모이고 있다"며 시민들에 추가 집회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추가 집회 논의는 24일 프랑스 전역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 직후 나왔다. 이날 시위에는 41만명이 참가했다고 프랑스 내무부는 밝혔다. 반면 노동계는 80만명이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 17일 발생한 대규모 방화와 약탈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경찰 7만명을 투입했다. 시위 과정에서 1314명이 체포됐고 경찰관 약 50명이 다쳤다. 집회는 대체로 평화적으로 진행됐으나 파리와 마르세유 등 일부 도시에서는 산발적인 충돌이 발생했다.
마크롱 정부는 지난 17일 폭력사태를 계기로 강경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프랑스 상원은 이번 주 이른바 '기물 파손자 배상법'을 심의할 예정이다. 법안은 기물 파손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가해자들과 같은 집단에 속해 있거나 인근에서 시위를 이어간 참가자에게 최대 1만유로의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최근 약탈과 방화 사태를 이유로 법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좌파 정당과 인권단체들은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며 이에 반발하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은 전했다. 급진좌파 정당 '불복하는 프랑스'(LFI)의 에리크 코크렐 의원은 이 법안이 "거리 시위의 종말"을 의미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프랑스 인권연맹과 좌파 노동조합들도 법치주의가 후퇴할 수 있다며 법안 철회를 요구했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모습도 관측됐다. 프랑스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를레앙에서 대통령 선거운동에 나서며 "프랑스에 질서를 되찾겠다"고 밝혔다. 르펜은 강력한 치안 정책을 강조하며 마크롱 정부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 21~22일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 1차 투표 지지율 조사에서 르펜은 약 3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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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프랑스 시위를 11월 3일 예정된 미 중간선거의 정치적 쟁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과거 마크롱 대통령에게 "당신은 프랑스를 망치고 있다. 당신의 나라를 증오하는 사람들이 들어오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21일 "이런 순간에 누가 프랑스를 사랑하고 누가 그렇지 않은지 드러난다"며 불쾌감을 드러낸 이후에도 선거 유세 현장 등에서 관련 발언을 지속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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