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 15㎛ 두께 고체전해질 120㎠ 면적에 균일하게 제작
100회 충·방전 후 용량 83.6% 유지…대면적 생산 가능성 확인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전고체전지의 핵심 소재를 스티커처럼 붙여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고체전해질을 전극에 직접 바르는 대신 별도 기판에서 얇게 제작한 뒤 옮겨 붙이는 방식이다. 기존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던 두께 불균일과 전극 변형 문제를 줄이고, 충·방전 후 용량 유지율도 크게 높였다.
한국화학연구원은 강영구 책임연구원과 박명수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산화물 기반 하이브리드 고체전해질을 전극에 옮겨 붙이는 '전사 인쇄'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전고체전지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전해질을 사용해 화재 위험을 낮추고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다. 다만 높은 에너지 밀도를 확보하려면 고체전해질을 2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이하로 얇게 만들면서도 넓은 면적에서 두께를 균일하게 유지해야 한다.
기존에는 고체전해질을 별도 필름으로 만들 경우 쉽게 찢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두께를 70~120㎛까지 늘려야 했다. 전극에 액체 상태의 전해질 반죽을 직접 바르는 방식은 반죽이 전극 내부로 스며들어 구조가 변형되거나 두께가 불균일해지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리튬이온을 전달하는 가닛계 산화물 소재를 활용해 별도 기판에 고체전해질 막을 먼저 제작했다. 이후 롤러로 압착하면서 완성된 막만 전극으로 옮겼다. 스티커를 떼어 원하는 표면에 붙이는 것과 유사한 원리다.
특히 재료 간 친화도를 수치로 나타내는 '한센 용해도 지수(HSP)'를 활용해 코팅과 전사에 적합한 소재 조합을 설계했다. 코팅할 때는 전해질 반죽이 기판에 고르게 퍼지도록 하고, 전사할 때는 건조된 막이 쉽게 떨어지도록 접착 특성을 조절했다.
그 결과 가로 6㎝, 세로 20㎝의 120㎠ 면적에서 평균 두께 15㎛, 편차 약 1㎛의 균일한 고체전해질 막을 구현했다. 반면 직접 코팅 방식은 66㎠ 면적에서도 두께가 10~25㎛로 불균일했다.
100회 충·방전 후 용량 83.6% 유지…고온 안전성도 확인
전사 인쇄 방식으로 제작한 전지는 100회 충·방전 후 초기 용량의 83.6%를 유지했다. 직접 코팅 방식의 용량 유지율은 36.1%에 그쳤다. 두 방식의 용량 유지율 격차는 47.5%포인트에 달했다.
리튬이온 전도도 역시 상온(25℃)에서 2.83×10⁻⁴S/㎝로 측정돼 비교군인 폴리에틸렌(PE) 분리막 기반 전해질보다 약 67% 높았다.
고온 안전성 시험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파우치형 전지를 150℃에서 시험한 결과 전사 인쇄 전지는 2시간 30분 동안 안정적인 전압을 유지했다. 반면 기존 PE 분리막 기반 전지는 분리막 수축에 따른 내부 단락으로 약 10분 만에 전압이 급격히 떨어졌다.
다만 이번 성과는 실험실 수준에서 전해질 제조 공정과 전지 성능을 검증한 결과다. 실제 전기차용 대형 배터리에 적용하려면 장기 충·방전 안정성과 대량생산 공정에서의 수율 등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을 연속 생산 방식인 롤투롤 공정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소재별 코팅·접착 특성을 예측하고 최적의 재료 조합을 찾는 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강영구 화학연 책임연구원은 "이번 기술은 막을 전극에 직접 바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결함을 줄일 수 있어 대면적 생산 시 불량 감소와 생산수율 향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이번 선거 지면 핵폭탄 떨어진다?"…총선 앞 섬뜩한 이미지 띄운 네타냐후
이번 연구에는 추슬기 석사후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지난 9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됐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