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 당류 줄었지만 식사 통한 섭취 증가
시판 김치·조림 반찬 속 설탕·물엿 원인
성분표 확인하고 가공식품·제로음료 자제

건강을 위해 간식을 멀리하고 집밥을 챙기는 습관은 바람직하지만, 이마저도 당류 섭취를 안심하기는 어렵다. 특히 건강식으로 여겨지는 김치는 오히려 아이스크림이나 과자 등의 간식보다 더 많은 당류를 체내에 공급하는 주범으로 확인됐다. 시판 김치와 반찬에 맛을 내기 위해 넣는 설탕과 물엿이 배경으로 지목되면서 간식뿐 아니라 매일 먹는 반찬까지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밥상 자료사진. 게티이미지

밥상 자료사진. 게티이미지

AD
원본보기 아이콘

하루 당 섭취량 식사서 늘고 간식 줄어

26일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인이 간식으로 섭취하는 당류는 2019년 하루 평균 17.7g에서 2023년 15.6g으로 2.1g 감소했다. 반면 식사를 통한 당류 섭취량은 같은 기간 19.0g에서 19.9g으로 0.9g 증가했다.

두 경로를 합친 하루 평균 당류 섭취량은 36.7g에서 35.5g으로 소폭 줄었다. 그러나 전체 섭취량에서 식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51.8%에서 56.1%로 4.3%포인트 높아졌다. 당류 섭취가 줄어드는 흐름 속에서도 끼니를 통해 섭취하는 당의 비중은 커진 셈이다.


탄산음료 자료사진. 픽사베이

탄산음료 자료사진. 픽사베이

원본보기 아이콘

2023년 기준 당류를 가장 많이 공급한 가공식품은 탄산음료로, 하루 평균 섭취량은 4.43g이었다. 빵이 3.15g으로 뒤를 이었고 커피 2.74g, 설탕류 2.34g, 김치류 2.30g 순이었다. 김치류를 통한 당류 섭취량은 아이스크림의 1.42g보다 약 62% 많았으며 과자에서 섭취하는 1.18g의 약 두 배에 달했다.

이 수치는 각 식품군을 통해 한 사람이 하루 평균 섭취하는 당류의 양을 뜻한다. 식품 자체의 당 함량뿐 아니라 실제 섭취량과 먹는 빈도도 반영된다. 김치가 아이스크림보다 더 달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일상적으로 자주 먹는 음식인 만큼 하루 전체 당류 섭취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다는 의미다.


시판 김치와 반찬에 숨은 당류

연구진은 식사를 통한 당류 섭취가 늘어난 배경으로 시판 김치와 반찬 소비 증가에 주목했다. 김초일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특임교수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김치 소비가 늘어난 영향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가정에서 김치를 담글 때는 설탕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시판 김치 중에는 맛을 내기 위해 설탕이나 물엿을 넣는 제품이 있다. 직접 김치를 담그기보다 구매하는 가구가 늘면서 소비자가 의식하지 못한 채 당류를 섭취할 가능성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맞벌이 가구와 1인 가구의 증가 등으로 김장을 직접 하기보다 포장 김치나 완제품 반찬을 구매하는 생활 방식이 확산한 점도 이런 변화와 맞물려 있다.


김치 자료사진. 픽사베이

김치 자료사진. 픽사베이

원본보기 아이콘

김치뿐 아니라 메추리알 조림, 마늘장아찌 등 판매용 반찬에도 설탕이나 과일청이 들어갈 수 있다. 짠맛이나 신맛이 강한 음식은 당류가 들어 있어도 단맛을 뚜렷하게 느끼기 어렵다. 일부 식당에서 제공하는 김치가 달다는 지적도 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음식의 맛만으로 당류 함량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김초일 특임교수는 당이 어떤 식품에 얼마나 들어 있는지 소비자가 알기 어려운 만큼, 당류 섭취를 줄일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강조했다. 식품을 고를 때 소비자의 주의에만 의존하기보다 제품의 성분과 영양 정보를 확인하기 쉬운 환경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제로' 제품, 장기 영향은 불확실

간식을 통한 당류 섭취가 감소한 배경으로는 저당 제품과 대체감미료를 사용한 식품의 확산이 거론된다. 설탕 함량을 줄이거나 감미료로 단맛을 낸 제로 음료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설탕을 대체했다고 해서 장기적인 건강 영향까지 모두 확인된 것은 아니다. 지난 5월 국제학술지 '영양 연구와 실천'에 발표된 숙명여대와 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진 등이 참여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인공감미료 섭취량이 가장 많은 집단은 가장 적은 집단보다 제2형 당뇨병 위험이 26% 높았다. 고혈압 위험은 13%, 심부전은 26%, 뇌졸중은 12% 높게 나타났다.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11% 높았다는 분석도 보도됐다.


설탕 자료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설탕 자료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호주 모나시대 연구진이 성인 3만6000여 명을 평균 13.9년간 추적한 연구에서도 인공감미료 음료를 하루 한 번 이상 마신 사람은 거의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제2형 당뇨병 위험이 38% 높게 나타났다. 체질량지수와 허리·엉덩이 둘레 비율을 보정한 뒤에도 연관성이 유지됐다.


다만 이러한 결과는 인공감미료 섭취와 질병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관찰한 연구에 기반한다. 감미료가 질환을 직접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섭취 습관과 건강 상태 등 다른 요인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반찬 살 때도 성분표 확인해야

당류 섭취를 줄이려면 음료와 간식뿐 아니라 매일 먹는 반찬도 살펴야 한다. 포장 김치나 조림류를 구매할 때 원재료명에서 설탕, 물엿, 액상과당 등이 사용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같은 종류의 음식도 제조사와 양념 배합에 따라 당류 함량이 다를 수 있다.

AD

영양 정보가 있다면 100g당 당류 함량과 실제 섭취량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당류 함량이 낮더라도 많이 먹으면 총섭취량이 늘어날 수 있다. '무가당' 표시만으로 당류가 전혀 없다고 단정하지 말고, 제품의 성분과 영양 정보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