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과학자 대학원생 10명 중 7명, 군복무에 연구 중단 위기
군 전문과목 확대로 전문연구요원 편입 제한
박사 후 연구 지원 예산 17% 삭감
국가 지원으로 양성 중인 의사과학자 대학원생 10명 중 7명 이상이 군복무 문제로 연구를 중단할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사학위 취득 이후 연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부 예산도 내년에는 17% 줄어 의사과학자 양성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달 기준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사업'에 참여하는 남성 대학원생 64명 가운데 47명(73.4%)이 군 필요 전문과목 수련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군 전문연구요원 편입이 제한돼 병역 이행 과정에서 연구 경력이 단절될 가능성이 크다.
의사과학자는 의학 지식과 연구 역량을 함께 갖추고 신약 개발과 질병 기전 연구 등 의학 발전을 이끄는 인력이다. 하지만 국내 비임상 의사과학자 배출 규모는 연평균 83명으로, 전체 의대 졸업생 3058명의 2.7% 수준이다.
문제는 어렵게 양성된 인재들조차 병역에 가로막혀 연구를 지속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이다. 의사과학자가 군의관으로 복무할 경우 36개월간 연구 활동이 중단된다. 대체 수단인 군 전문연구요원 편입 제도가 존재하지만, 국방부가 지정하는 '군 필요 전문과목' 수련자의 경우 편입이 제한된다.
국방부가 지정한 군 필요 의학 계열 전문과목은 2024년 2개에서 2025년 12개, 2026년에는 13개로 확대됐다. 올해 지정된 과목은 내과, 비뇨의학과, 신경과, 신경외과, 안과, 영상의학과, 예방의학과, 외과, 응급의학과, 이비인후과, 정신건강의학과, 정형외과, 피부과 등이다. 특히 이들 전문과목 지정 결과가 입영 4개월 전에 공지돼 장기적인 연구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두 번째 위기는 박사학위 취득 이후의 연구환경이다. 박사학위를 취득하더라도 개별 연구과제 중심의 지원체계와 의료기관 내 연구시간·인력 부족으로 인해 독립적인 연구자로 성장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박사 후 연구를 지원하는 '글로벌 의사과학자 양성사업'은 일몰형 연구개발(R&D) 과제로, 사업 종료 후 후속 지원 경로가 불분명한 문제가 있다.
정부는 2024년부터 2032년까지 박사 후 연구와 글로벌 연수, 공동연구 등에 총 5153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당장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의사과학자 박사 후 연구 지원사업 예산은 844억4800만원으로, 올해 1013억8400만원보다 16.7%(169억3600만원) 줄었다.
해외 주요국은 연구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한 지원책을 운용하고 있다. 미국은 1964년부터 국립보건원(NIH)을 통해 박사 후 연구와 독립연구자 단계까지 지원하고 있다. 영국은 전공의 단계에서 근무시간의 25%, 박사학위 취득 이후에는 50%를 연구시간으로 보장하고 임상 공백은 인건비 보전과 대체인력으로 보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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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숙 의원은 "의사과학자 양성에 국가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양성된 인재가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제도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병역제도 개선과 연구시간 보호 등 현장 맞춤형 인프라를 구축해 의사과학자가 국가 바이오헬스산업의 핵심 주체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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