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시크릿 판타지 브라 8년 만 귀환
종전 최고가 1500만달러의 약 3.3배
"제너, 패션·문화·TV 넘어서는 존재"

5000만달러(약 663억원)짜리 브래지어가 런웨이에 올랐다. 천 한 조각 없이 금과 천연 다이아몬드 4410개로만 만든 제품이다.


카일리 제너, '에인절' 아닌 첫 판타지 브라 주인공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패션지 '보그'와 영국 PA미디어 등 외신에 따르면 방송인 겸 뷰티 사업가 카일리 제너는 지난 1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2026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에서 '에인절 판타지 브라'를 착용했다. 미국 주얼리 브랜드 '제이컵앤드코'가 빅토리아 시크릿과 협업해 만든 제품이다. 판타지 브라가 런웨이에 오른 것은 2018년 이후 8년 만이며, 제너는 '에인절'로 불리는 전속 모델이 아닌 인물로는 처음으로 판타지 브라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5000만달러(약 663억원)는 역대 판타지 브라 가운데 최고가다. 종전 기록은 2000년 지젤 번천이 입은 '레드 핫 판타지 브라'의 1500만달러(현재 기준 약 199억원)로, 이번 제품이 약 3.3배 높다. 다만 이는 제작사가 제시한 가치이며 실거래가나 제작 원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쇼 이후 브라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2026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에서 '엔젤 판타지 브라'를 착용한 카일리 제너. SNS.

'2026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에서 '엔젤 판타지 브라'를 착용한 카일리 제너.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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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의 절반 가까이는 가운데 박힌 노란 다이아몬드 한 알에서 나온다. 75.54캐럿 천연 팬시 비비드 옐로 다이아몬드로, 이 중심석의 가치만 2200만달러(약 292억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보석감정원(GIA)은 이 보석에 투명도 'VS2(확대해야 미세한 내포물이 보이는 수준)' 등급을 매겼다. 중심석 양옆에는 화이트 다이아몬드 2개(합계 11.85캐럿)가 붙었고, 5.01~18.59캐럿짜리 대형 화이트 다이아몬드 91개가 하트·오벌 등 6가지 모양으로 가공돼 몸판을 이룬다. 잔 보석까지 합친 다이아몬드 총중량은 1373.39캐럿이다.

장인 15명·1000시간…다이아몬드 4410개 엮어


미국 주얼리 브랜드 '제이콥앤코'는 빅토리아 시크릿과 협업해 판타지 브라를 만들었다.SNS.

미국 주얼리 브랜드 '제이콥앤코'는 빅토리아 시크릿과 협업해 판타지 브라를 만들었다.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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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단 자리는 18캐럿 화이트골드가 채웠다. '제이컵앤드코'는 금 부품 3218개를 따로 만든 뒤 사슬처럼 이어 붙여 각 이음매가 움직이며 몸의 굴곡을 따라가도록 했다. 완성품 무게는 약 1.8㎏이다. 업체는 "무거운 중심석을 버틸 만큼 단단하면서도, 몸놀림을 따라갈 만큼 유연해야 해 일반 목걸이·브로치보다 구조가 복잡해졌다"고 밝혔다.


제작은 연필 스케치에서 실물 크기 판지 모형, 컴퓨터지원설계(CAD) 모델 순으로 진행됐다. 금 부품은 밀랍 모형을 녹여 낸 빈자리에 금속을 붓는 기법으로 떴고, 조립과 보석 세팅은 상반신 모형 위에서 손으로 했다. 큰 보석은 금속 발로 물려 빛이 드나들 틈을 남겼고, 많이 움직이는 부위는 금속 테로 보석을 감쌌다. 보석 사이 빈틈에는 잔 다이아몬드를 빽빽이 박았다. 장인 15명이 1000시간 넘게 매달렸다. 제이컵 아라보 '제이컵앤드코' 창업자는 "최고의 판타지 브라를 원했고, 값비싼 보석만으로 완성되는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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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브라는 1996년 클라우디아 시퍼가 착용한 광고로 처음 선보인 뒤 빅토리아 시크릿의 대표 홍보 수단으로 쓰여 왔다. 아담 셀먼 빅토리아 시크릿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는 '보그' 인터뷰에서 "제너는 패션과 문화, TV를 넘어서는 존재"라며 제너의 대규모 팬덤과 문화적 영향력을 고려해 모델로 발탁했다고 전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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