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일본 갈래" 소리 나오겠네…한국 찾은 외국인들 '불만 폭주' 왜?[2026국감]
한국 여행은 '로그인'부터 막힌다…관광 불편 언급 일본의 1.6배
국감서 외국인 관광객 불편 실태 지적…한국 11%·일본 7%
한국은 인증·결제 등 디지털 불편 집중…일본은 교통·관람·식사
외국인 대상 '태도·환대' 부정 감성 가장 높아…0.78 기록
김윤덕 "방한객 3000만 시대, 관광객 불편 해소부터 시작해야"
한국에서는 식당 예약이나 열차표 구매를 위해 앱을 설치해도 휴대전화 본인인증과 결제 단계에서 막힌다. 일본에서는 복잡한 대중교통 환승과 관광지의 긴 대기시간에 불편을 느낀다.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온라인 경험담을 비교한 결과다. 여행 과정에서 불편을 언급한 게시글 비율은 한국이 일본보다 약 1.6배 높았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3일 문화체육관광부 등을 대상으로 열린 종합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관광 불편 실태를 제시하고 범정부 차원의 개선을 촉구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는 관광산업 연구기관 야놀자리서치가 지난 4월 발표한 '방한 관광객 불편 경험의 구조적 진단: Reddit 소셜 데이터 기반 한·일 비교' 보고서다. 연구진은 2023년 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3년간 글로벌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한국·일본 여행 관련 영문 게시글을 분석했다.
부정적 경험을 나타내는 표현을 바탕으로 수집한 게시글을 문단 단위로 나눠 한국 3480개, 일본 3780개 등 총 7260개 분석 자료를 확보했다. 그 결과 불편 경험이 포함된 게시글 비율은 한국이 약 11%, 일본이 약 7%로 나타났다.
양국의 차이는 불편이 발생하는 지점에서 더욱 뚜렷했다. 한국 여행에서 언급된 불편은 디지털 서비스가 27.8%로 가장 많았다. 관광정보·안내(16.4%), 교통(13.1%), 결제(12.0%)가 뒤를 이었다. 상위 네 분야가 전체 불편 경험의 69.3%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로는 앱 가입·본인인증(13.1%), 결제수단(11.5%), 디지털 서비스 오류(10.4%), 길 찾기·내비게이션(10.3%), 교통수단 결제·충전(6.3%) 순으로 불편이 집중됐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국 휴대전화번호를 요구하는 가입 절차, 해외 발급 신용카드 승인 실패, 해외 인터넷주소(IP)를 통한 앱 접속 제한 등을 주요 문제로 언급했다. 기차표를 예매하다 결제 단계에서 진행이 멈추거나 지도 앱의 영문 지명과 실제 주소가 일치하지 않아 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례도 확인됐다.
반면 일본 여행에서는 교통 관련 불편이 23.0%로 가장 많았다. 관람·체험(15.9%), 식사(12.8%), 디지털(11.5%) 순이었다. 대중교통의 복잡한 환승 구조와 관광지 접근성, 식당 이용 등 실제 이동과 체류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이를 한국의 '디지털 진입 장벽'과 일본의 '이용 피로'로 구분했다. 한국은 서비스 이용을 시작하기 전 인증과 결제 등에 불편이 집중되는 반면, 일본은 여행 중 이동과 관람 과정에서 불편이 누적되는 양상이라는 분석이다.
불편의 빈도뿐 아니라 부정적인 감정의 강도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연구진이 온라인 문장의 감정을 수치화하는 VADER 분석 기법을 적용한 결과, 한국 여행에 대한 부정 감성은 사회문화(0.61), 디지털(0.52), 교통(0.48) 분야에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외국인을 대하는 '태도·환대' 항목의 부정 감성 지수는 0.78로 한일 양국의 전체 세부 항목 가운데 가장 높았다. 부정 감성 지수는 0에서 1에 가까워질수록 표현된 부정적 감정이 강하다는 의미다.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비우호적인 시선을 받거나, 일부 업장에서 언어 소통이 어렵다는 이유로 입장을 제한당하고, 택시 승차를 거부당했다는 경험이 대표적이었다. 태도·환대 항목이 한국의 불편 경험에서 차지한 비중은 4.1%로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부정적 감정의 강도는 가장 높았다.
야놀자리서치는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의 관광 서비스를 실제로 이용하기까지 거쳐야 하는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국어 인터페이스와 해외 접속 환경을 개선하고, 여권 기반 본인인증과 글로벌 결제망 연동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일부 분야에서는 개선 조치도 시작됐다. 서울시는 지난 3월부터 시내 지하철역의 신규 발매기를 통해 해외 발급 신용카드로 단기 기후동행카드와 1회용 승차권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도 지난 6월 외국인이 국내 휴대전화번호 없이 여권으로 본인인증을 거쳐 지도 예약과 주문·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다.
정부는 올해 2월 구글의 국내 고정밀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을 조건부 승인했다. 그러나 구글 지도의 국내 도보·자동차 길 찾기 기능이 전면 정상화된 것은 아니어서 관련 서비스 개선은 진행 중인 과제로 남아 있다.
김 의원은 "관광객들이 K-드라마를 통해 역동적이고 세련되며 정이 넘치는 한국의 모습을 기대하고 방문하지만, 현장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소외감과 수치심을 느낀다면 극단적인 반한 감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방한 관광객 3000만명 시대는 외국인 여행객이 불편하지 않게 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며 "국가관광전략회의 등을 통해 관광객의 불편을 해소하고 범정부 차원에서 신속히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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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자료는 관광객 유치에 집중해 온 국내 관광정책이 실제 여행 과정의 편의성과 서비스 접근성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문제를 보여준다. 문체부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방한 외국인은 1711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5% 증가했다. 방한객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국인 중심으로 설계된 디지털 서비스와 외국인 응대 환경을 얼마나 개선할 수 있을지가 향후 관광 경쟁력의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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