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세포 돌기·소포 동시 촬영 현미경 기술
여러 세포 구조 한 화면에 담는 형광현미경 기술
암세포가 주변으로 뻗는 돌기와 내부 물질 이동을 한 화면에서 동시에 보는 현미경 기술이 나왔다.
암 전이와 혈관 재생 과정을 초당 수십 장 단위로 실시간 포착하는 새 광학 관찰 기술이다. 구역마다 빛의 깊이를 따로 조절해 세포의 위아래를 한 번에 들여다보는 현미경이 국내 연구진 손에서 완성됐다.
암세포는 주변을 탐색할 때 미세한 돌기를 뻗는다. 이 돌기가 뻗어나가고 움직이는 과정은 암 전이의 핵심 경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돌기의 높이와 세포 바닥 쪽 물질 이동을 한 화면에서 동시에 담기 어려웠다.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박정훈 교수 연구팀이 해결책을 내놨다. 구역별로 빛을 비추는 깊이를 다르게 조절하는 '가변형 전반사 형광현미경'을 만들었다. 기존 장비의 시차 문제를 없애 관찰 속도를 최대 세 배 끌어 올렸다.
핵심은 디지털 미세거울 소자(DMD)와 공간 필터다. 미세거울 수백만 개로 빛의 각도를 실시간 제어한다. 바닥 부근만 얕게 비추는 빛과 세포 전체를 꿰뚫는 빛을 화면 구역마다 따로 쐈다.
연구팀은 살아 있는 자궁경부암 세포를 관찰했다. 위로 들린 돌기의 흔들림과 바닥 쪽 소포의 움직임을 초당 20장 속도로 한 화면에 담아냈다. 혈관 내피세포막이 일렁이며 물질을 나르는 모습도 실시간 포착했다. 조작법도 단순하다. 태블릿 화면 위에 선을 그어 빛의 깊이만 지정하면 즉시 작동한다.
연구를 이끈 박정훈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는 "관찰 대상 전체에 하나의 조명 방식만 쓸 수 있다는 현미경의 오랜 전제를 새로운 개념의 설계로 뒤바꾼 연구"라며 "상처 회복이나 암 전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세포 이동과 세포막 수송, 세균 감염 등 여러 깊이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생명현상을 이해하고 관련 치료제를 연구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강주헌·김하진 교수, 기초과학연구원(IBS) 기억·교세포 연구단의 이상규 박사가 함께했으며, 광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레이저 앤 포토닉스 리뷰(Laser&Photonics Reviews)에 9월 22일 자로 게재됐다.
연구수행은 한국연구재단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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