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이인 후보로 유권자 혼란 주장
美언론 "이례적 선거 개입" 발칵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오는 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알래스카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경우 선거 결과를 곧바로 확정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시아경제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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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전날 알래스카주 상원 선거에서 공화당 현역인 댄 설리번 의원이 근소한 차이로 민주당 메리 펠톨라 후보에게 패할 경우 선거 결과 인증을 막아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법무부는 그 근거로 설리번 의원과 동명이인 후보가 투표용지에 포함돼 있어 유권자들이 혼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번 법적 도전은 선거를 11일 앞두고 제기됐으며, 최종 투표용지가 확정된 지는 수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렇게 하라고 지시한 사람이 바로 나"라며 해당 소송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설리번 의원과 동명이인 후보를 내세웠다며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해당 동명이인 후보가 "정치와는 관련이 없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 소속 현역 의원의 이름은 댄 S. 설리번이고 동명이인 후보는 댄 J. 설리번이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부인해왔다.


알래스카주 선거 당국은 지난 6월 유권자 혼란을 이유로 동명이인 댄 J. 설리번 후보를 투표용지에서 제외하려 했으나 주 법원이 출마를 허용했고 주 대법원도 이를 인정했다. 은퇴한 교사인 댄 J. 설리번은 올해 선거 출마 직전 공화당에 등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동명이인 후보의 출마를 "사기"라고 규정하며 그의 출마를 허용한 법원에 대해 "터무니없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알래스카주 선거 관리 당국은 이미 투표용지에 후보자들의 중간 이니셜을 기재하고 댄 S. 설리번 후보를 '현역 의원'으로 명시했으며, 동명이인 후보의 '공화당 소속' 표기를 생략하는 등 유권자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처를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선거가 치러지기도 전에 패배 가능성을 전제로 결과 확정 저지에 나서면서 중간선거 이후 불리한 결과에 불복하기 위한 법적 포석을 깔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CNN방송은 이번 소송이 헌법상 선거 관리에 제한적인 역할만 부여받은 연방정부가 주 정부의 선거 절차에 개입하려는 또 다른 시도라고 분석했다. 이어 사후에 실제 투표 의도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법무부의 요구가 받아들여질지 불확실하다고 CNN은 꼬집었다.


다만 제3당 후보를 다수 출마시켜 주요 정당의 상대 후보에게 돌아갈 표를 분산시키는 것은 미국의 양당 체제에서 오랫동안 사용돼 온 전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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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은 상황별 모의훈련까지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CNN에 따르면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에 개입할 '150가지 잠재적 위협'을 정리했다. 민주당 측 변호사들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시 법정에 나설 수 있도록 각종 서면 자료를 초안까지 작성해놓았다고 전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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