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반도체 투자 신속 이행 위한 13개 규제 개선과제 발표
인허가·보상·설계 동시 추진…핵심 R&D 인력 근로시간 유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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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규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의 투자 속도를 높이기 위해 산업단지 조성부터 팹(Fab·생산공장) 건설·가동, 연구개발(R&D)까지 전 과정의 규제를 손질한다. 산업단지 인허가·보상·설계를 동시에 추진하는 패스트트랙을 도입하고 반도체 핵심 R&D 인력에 대해서는 주 52시간 근로시간 특례를 검토한다.


산업통상부는 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 주재 '규제합리화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메가프로젝트 반도체 투자 신속 이행을 위한 규제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투자·연구·지원 전반에 걸친 13개 개선과제가 담겼다.

이번 방안의 핵심은 '시간 단축'이다. AI 확산으로 첨단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기술력뿐 아니라 얼마나 빨리 공장을 짓고 신기술을 개발해 시장에 진입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판단이다. 특히 반도체 팹은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이 동시에 갖춰져야 가동할 수 있어 한 단계의 행정절차가 늦어져도 전체 투자 일정이 밀릴 수 있다.


정부는 우선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속도를 높인다. 현재 산업단지 계획 수립 이후 각종 인허가와 보상, 설계·시공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구조를 인허가·보상·설계를 동시에 추진하는 방식으로 바꾼다. 이를 통해 산단 조성부터 팹 가동까지 걸리는 기간을 단축한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초광역권전략산업특구로 지정될 경우 반도체특별법에서 가능한 인허가 의제뿐 아니라 추가 인허가까지 일괄 처리할 수 있도록 초광역특구법에도 관련 내용을 담는다.

팹 건설 이후 생산·운영·수출 단계에서 발생하는 대기시간도 줄인다. 국내 반도체 수출의 95%가 보세공장에서 제조·가공되는 만큼 첨단산업이 밀집한 산업단지 전체를 종합보세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확대한다. 현재 팹별로 받아야 하는 보세공장 특허와 물품 이동 절차 등을 줄여 외국산 장비와 원재료의 반입·가공·이동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팹 건설에 사용하는 외국산 분석장비와 측정기기 등 공사용 장비에도 세금 납부 유예를 허용한다. 해외 법인에서 생산한 반도체 제조장비 수리 부품도 국내 보세공장에 미리 보관할 수 있도록 해 장비 고장에 따른 생산 차질을 최소화한다. 지방 우수 보세공장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사전 승인 품목을 먼저 운송한 뒤 이동 중 수출 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한다.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앞당긴다…주 52시간 특례도 검토 원본보기 아이콘

반도체 생산현장에 맞지 않는 중복 규제도 손질한다.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동일한 작업에 대해 고용노동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에 각각 승인·신고해야 했던 절차를 개선하고, 고압가스의 경우 여러 실린더캐비닛에 대한 기술검토와 변경허가를 일괄 처리할 수 있도록 별도 안전기준 특례를 마련한다.


아울러 정부는 초광역특구 내 반도체 핵심 R&D 인력이 기술개발이 집중되는 시기에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 특례를 검토하기로 했다. 현행 주 52시간제의 일률적인 적용이 첨단 반도체 연구개발의 속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업계의 요구를 반영한 조치다. 다만 정부는 적절한 보상과 연구인력의 건강권 보호를 전제로 노동계·경영계와 협의해 구체적인 특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소부장 기업이 실제 생산환경에서 기술을 시험할 기회도 확대한다. 비영리 반도체 테스트베드 운영법인이 기업으로부터 시설·장비를 무상 제공받을 경우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 특례를 도입하고, 우수 보세공장의 R&D 시제품 반출입 절차도 간소화한다.


특히 정부는 메가프로젝트의 개별 투자 일정을 직접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대통령 주재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를 범정부 조정 창구로 활용하고 지난 20일 출범한 산업부 반도체혁신성장지원단이 기업별 팹 건설 계획부터 착공·가동까지 투자 일정을 살핀다. 부처와 지방정부에 걸쳐 있는 현안도 이 과정에서 조정한다.


대규모 지방투자에 대해서는 기업이 필요한 규제특례를 선택할 수 있는 '메뉴판식 규제특례'와 수요응답형 규제 유예 등을 도입하고 범부처 맞춤형 지원 패키지를 제공하는 초광역특구법 제정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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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반도체 경쟁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기업이 기다리는 시간은 줄이고 연구와 실증에 필요한 시간은 확보하며 정부가 기업의 투자 일정에 맞춰 움직여 시간을 효율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전과 근로자의 권리는 지키면서도 현장에 맞지 않는 절차는 과감히 개선하고 반도체 기업이 투자와 연구개발의 적기를 놓치지 않도록 지원해 메가프로젝트가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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