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 고의성 없어" 존속상해치사죄 적용
범행 직후 신고, 심폐소생술 시도하기도
초범·반성 고려…검찰은 징역 20년 구형

친할아버지를 흉기로 살해한 20대 대학생 손녀가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살해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존속살해 혐의는 인정하지 않고 존속상해치사죄를 적용했다.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 박호수기자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 박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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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최경서)는 23일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노모씨(24)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쟁점이 됐던 살인 고의 여부에 대해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흉기를 휘둘렀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합리적 의심이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노씨가 범행 직후 112에 신고하고,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흉기를 숨기지 않은 채 피해자를 살리기 위해 심폐소생술을 시도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살해를 미리 계획했다고 볼 만한 증거도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공소청은 노씨가 주방이 아닌 자신의 방에 흉기를 보관한 점을 근거로 사전 계획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노씨는 조부모와 마주치는 것을 피하려 방에서 주로 생활했고 식사도 혼자 해결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흉기를 방에 뒀다는 사실만으로 살해를 준비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범행 당시 상황도 판단의 근거가 됐다. 노씨가 할아버지와 다투다 방으로 피한 뒤 공격적인 행동을 멈추게 하려고 흉기를 휘둘렀고, 가슴 등 치명적인 부위가 아닌 어깨 뒤쪽을 찌른 점에 주목했다.

양형과 관련해서는 "피고인은 일시적인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상해를 가해 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한 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반사회적 범죄"라고 지적했다. 또 "피해자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아온 것으로 보이지만 그러한 사유가 범행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노씨가 초범이고 반성하는 점, 유족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은 양형에 반영됐다. 재판부는 노씨가 할아버지와의 갈등을 아버지에게 여러 차례 호소했지만 경제적 사정으로 별도 주거지를 마련하지 못했고, 유학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갈등을 참던 중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참작했다.


노씨는 지난 5월18일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자택에서 할아버지와 말다툼하던 중 과도로 어깨 뒤쪽을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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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노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박호수 기자 l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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