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결함에도 보수 뒷전
공연 특성 반영한 대책 필요

[기자수첩]K팝 관객은 꽉 찾는데 안전은 빈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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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 명이 모인 K팝 공연장. 화려한 무대 위로 쏟아지는 조명과 함성 뒤에 지붕 붕괴 위험이 숨어 있다면 어떨까. 더 우려스러운 건 이런 위험이 이미 확인됐는데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최근 감사원이 공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체육시설 25곳 중 14곳에서 안전관리 부실이 드러났다. 고척스카이돔은 지붕 철골 연결부에서 변형이 발견됐지만, 보강공사의 안전성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았다. 인천문학경기장은 손상된 지붕 부재가 3년 새 1개에서 50개로 늘었는데도 보수를 2028년으로 미뤘다. 잠실종합운동장은 지붕 안전진단에 실제보다 낮은 풍압을 적용했다. 강풍이나 폭설이 닥치면 일부 구조물이 붕괴할 수 있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관객 안전관리에도 빈틈이 있었다. 일부 공연에서는 사전에 신고한 예상인원보다 티켓이 최대 70% 더 팔렸지만, 당국은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 대피 소요 시간을 분석하지 않은 시설도 20곳에 달했다. 관람 예상인원은 안전요원 배치와 관객 대피 계획을 세우는 기초 자료다. 티켓 판매량이 이를 웃돌면 안전 계획도 그에 맞춰 다시 살펴야 한다.


안전점검에서 결함이 발견됐는데도 보강은 미뤄지고, 공사를 마친 뒤에도 안전성이 확보됐는지 충분히 확인하지 않았다. 운영기관은 점검을 실시하고 감독 당국은 결과를 보고받지만, 정작 확인된 위험을 해소하는 과정은 허술했다. 점검과 보고가 실제 안전 확보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같은 체육시설이라도 경기와 공연은 무대 설치 방식과 관객 배치가 다르다. 공연 때는 천장에 매다는 조명·음향 장비가 지붕에 하중을 더하고, 임시 객석 설치로 관객의 대피 동선도 달라진다. 시설 관리기관은 이를 안전대책에 반영해야 한다.


이번 감사에서 드러난 위험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이미 확인된 결함이라면 보수 기한을 정해 조치하고, 보강 결과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시설에는 공연 제한을 포함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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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공연장의 안전은 수만 명의 생명과 직결된다. 지금까지 사고가 없었다고 앞으로도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 위험을 발견하는 것만으로 관리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도 없다. 안전점검의 의미는 결함을 찾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위험을 없애는 데 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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