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규제합리화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 주재
국토부, 자율주행·이동로봇 제도 정비
"기술·서비스개발 단계 넘어 상용화 지원"
공간·건축 규제 유연 적용하고 절차 간소화

이동로봇을 일상에서 널리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관련 규제를 일괄 정비하기로 했다. 로봇기술 발달로 배송로봇이나 자동주차, 건설현장 점검 등 일상 곳곳에서 쓰임새가 늘어나고 있는데 개별 공간단위 규제나 제각각인 운영기준 탓에 상용화가 늦어진다는 판단에서다. 로봇이 그간 제조업 현장에 주로 도입된 가운데 앞으로는 실생활에서도 널리 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유상운송 서비스를 하는 사업자 기준도 신설한다.


국토교통부는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이동로봇 상용화 추진방안을 보고했다. 국내 로봇시장은 여전히 공장에서 쓰는 제조로봇이 절반가량을 차지하나 앞으로는 서비스 분야에서 쓰임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이를 위한 제도·인프라를 정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동로봇의 안전한 이용 및 상용화 촉진을 위한 특별법'을 연내 제정하기로 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발의한 법안으로 기존에 개별법 단위에서 흩어져 있던 로봇 관련 규정을 특별법으로 일괄 정비한다. 건축 분야에선 로봇의 실내 대기 장소, 충전·정비시설을 건축 바닥면적 산정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용적률 산정 시 유리해져 아파트나 오피스·상가 건축 시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윤덕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5월 네이버 사옥을 찾아 이동로봇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국토부 제공

김윤덕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5월 네이버 사옥을 찾아 이동로봇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국토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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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활용 배송시설을 주거지역 등 수요지 인근에 설치하는 것도 허용된다. 공원 내 이동로봇 운행조건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한편 배송·보안·순찰·청소 등 로봇서비스를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도입할 수 있게 했다. 이동로봇이 공항 내 항공기 외관검사·정비 등에 쓸 수 있는 근거를 만들었다.


로봇 실내 동선이나 충전공간, 배송시설 등을 고려해 표준화된 설계기준도 마련키로 했다. 기준 충족 시 로봇친화형 건축물 인증을 받는다. 승강기 등 건축물 설비와 연동할 때 안전에 직접 영향이 없으면 인증·검사를 안 받아도 된다. 제조사마다 다른 통신방식도 한국산업표준(KS) 등으로 표준화한다. 지방정부가 보도나 공원, 광장 등 실외공간을 정비할 때 이동로봇 운행여건을 감안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공동주택이나 건설현장, 주차장, 생활물류 등 분야별 특성을 고려해 운영방법이나 책임 범위 등을 담은 운영기준을 마련키로 했다.

보행공간이나 건축물 진입점 등 로봇 이동에 필요한 공간정보는 국가가 구축·관리한다. 이를 민간에 개방해 실증·운행 과정에서 축적한 운행데이터와 함께 공간정보를 꾸준히 갱신하는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개인정보가 포함된 영상정보를 익명처리 없이 활용할 수 있는 특례도 생긴다. 부처별로 나뉜 규제 샌드박스도 국토부 단일창구로 통합된다. 서비스 실증 등을 위한 이동로봇 활용 진흥지구도 지정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에서 자율이동로봇(AMR)이 부품을 운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에서 자율이동로봇(AMR)이 부품을 운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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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활용 공간이나 주체별로 운영·안전기준이나 보험가입 기준을 두는 한편 사고 시 손해는 운영자가 우선 배상하되 제조상 결함 등 사고원인에 따라 제조사에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는 근거도 생긴다. 이동로봇 사고조사위원회를 따로 설치하고 운영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고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로봇 기술이 발전하고 실제 서비스로 이어지는 상용화 단계에서는 현장 적용에 필요한 규제, 인프라, 운영·안전기준 등 새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기존 기술개발·제조 지원체계를 유지하면서 각 부처·분야별 제도정비과 상용화 지원을 보완해 나간다면 로봇산업 성장과 시장 확대를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관련 규제도 무인 로보택시·유상운송 등 실생활에서 쓰이는 것을 염두에 두고 정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서비스 사업자를 제도화하기로 했다. 사업자는 자율차 운행을 모니터링하고 원격관제·사이버보안체계를 관리해야 한다. 비상시 현장출동 등 인력이나 안전관리책임자를 갖춰야 한다. 자율차 실증도시로 지정된 광주에서 2028년 무인차 사업화 모델을 시범 운용하는 게 정부의 목표다. 정부는 앞서 택시 등 기존 운수업계를 포함한 협의체를 꾸려 도입 시점이나 서비스 범위·수준 등을 논의해왔다.

지난해 미국 CES2025에 전시된 웨이모 로보택시. 현대차 아이오닉5를 기반으로 제작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미국 CES2025에 전시된 웨이모 로보택시. 현대차 아이오닉5를 기반으로 제작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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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이 없는 자율차가 차고지 이동이나 충전 등을 할 때 시범운행지구 외에서도 운행이 가능하도록 제도가 개선된다. 그간 매번 규제샌드박스로 특례를 신청해야 했는데 앞으로는 상시 제도로 전환하기로 했다. 임시운행허가를 받는 자율차에 대해 패스트트랙 제도를 도입, 안전성이 검증된 차량과 기술에 대해선 사전 검증 절차를 간소화해 진행키로 했다. 내년 실증차량으로 올해보다 2800대 늘린 3000대를 목표로 하는데, 한층 빠르게 현장에 투입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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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기업이 주행 데이터를 보다 폭넓게 학습할 수 있도록 원본 데이터 활용범위도 확대된다. 광주 실증도시의 경우 자율주행기업 3곳만 따로 협약을 맺어 데이터 공유가 가능한데 앞으로는 다른 기업도 공유받을 길이 열리는 셈이다. 자율차 상용판매를 위한 안전기준은 최근 국제기구(UNECE)에서 제정한 내용을 토대로 국내에 도입하는 한편 당장 올해 말부터 기업 간 거래(B2B)는 가능하도록 성능인증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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