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산단 복합용지 대거 유찰…SH 수익성 ‘빨간불‘
마곡산단 33필지 중 31필지 유찰
임대사업 적자 보전 빨간불
낮은 가격에도 고금리로 투자 위축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서울 강서구 마곡일반산업단지 복합용지 매각에 나섰지만 대부분 유찰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도 고금리로 인한 투자 위축 탓에 기업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것이다. 이미 한강버스 대출 손실 등으로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SH가 적자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황상하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사장이 지난해 7월11일 서울 강남구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에서 열린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 출범식 및 비전 선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업계에 따르면 SH는 지난달 8일 마곡산단 복합용지 33필지에 대한 분양 공고를 냈지만 지난 20일 접수 마감 결과 신청이 들어온 곳은 단 2필지에 그쳤다.
이번에 SH가 공급하려던 복합용지는 총 33필지, 12만5227㎡ 규모로 전체 공급금액은 약 9435억원이다. ㎡당 평균 공급가격은 약 756만원으로 주변 시세의 절반 수준이다. 마곡산단은 서울 서남권을 대표하는 첨단산업·연구개발(R&D) 거점으로 김포국제공항은 물론 여의도·강남권 접근성도 뛰어나다.
SH는 당초 복합용지 매각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상과 달리 대규모 유찰이 발생했다. 분양 시장 침체와 기업들의 투자 여력 약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고금리와 고물가로 기업들의 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신규 부지 확보나 사업 확장에 신중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번 유찰이 SH의 재무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는 점이다. SH는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공공임대주택을 시세보다 낮은 보증금과 임대료로 공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임대주택 사업에서 매년 4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다. 최근 5년간 발생한 누적 손실만 약 2조2571억원이다.
SH는 이 손실을 택지 조성과 분양 등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메우는 '교차보전' 방식을 활용해 흑자를 유지 중이다. 하지만 경기 악화로 자산 매각이 부진해지면 손실을 보전할 재원을 마련하기도 어렵다.
SH 결산자료에 따르면 SH의 영업이익은 2022년 1711억원에서 2023년 552억원으로 급감했다. 2024년에는 1328억원으로 반등했지만 지난해 다시 691억원으로 줄어드는 등 불안정한 모습이다.
마곡산단 복합용지 매각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필지 매각까지 지연될 경우 SH의 재무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SH 공시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1644억원, 당기순손실은 690억원을 기록했다. SH는 연간 기준 2012년 적자 이후 매년 흑자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SH가 공공임대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서울시 차원의 손실 보전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SH는 이번 복합용지 유찰 결과를 바탕으로 공급 계획과 시장 상황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SH 관계자는 "사업계획을 다시 심사한 뒤 산업단지 관리기관 및 서울시와 협의할 계획"이라며 "재분양 공고는 내년에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마곡산단은 입지가 좋기 때문에 경기가 좋았다면 모두 매각됐겠지만 지금은 만만치 않은 분위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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