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 맞고 길랑-바레 증후군…1급 장애

백신 부작용으로 장애 보상금을 받았더라도, 그 전에 쓴 치료비나 병이 다시 나빠져 쓴 치료비는 국가가 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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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최근 숨진 A씨의 상속인들이 이어받은 추가진료비 지급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14년 10월 독감 백신을 맞은 뒤 길랑-바레 증후군 진단을 받았고, 이듬해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처음엔 피해보상을 거절당했지만 별도 행정소송에서 이겼다. 질병관리청은 2021년 5월 장애 일시보상금과 진료비·간병비 등 약 3억2578만원을 지급했다. 진료비는 2015년 7월까지 쓴 것만 포함됐다.

A씨는 이후 2021년 6월까지 쓴 진료비 가운데 받지 못한 약 1억3619만원 등을 더 달라고 했다. 질병관리청은 '장애 일시보상금을 받았으면 진료비는 주지 않는다'는 감염병예방법 시행령 단서 규정을 근거로 거절했다. A씨는 소송을 냈지만 2심 선고를 8일 앞두고 숨졌고, 상속인들이 상고심에서 소송을 이어받았다.


쟁점은 피해자가 숨지면 보상받을 권리가 상속되는지, 진료비를 막은 시행령 단서 규정이 법이 맡긴 범위를 넘어 무효인지였다.

1심은 단서 규정이 법이 맡긴 범위를 벗어났고, 일시보상금을 받은 사람만 부당하게 차별해 무효라며 A씨 손을 들어줬다. 2심도 법이 진료

비는 '전액' 주라고 한 만큼, 일시보상금을 받았다고 진료비를 끊을 거라고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봤다.


대법원도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봤다. 하지만 이유는 달랐다. 우선 재판부는 백신 피해보상을 받을 권리는 재산권 성격을 가져 피해자가 숨지면 민법에 따라 상속인에게 넘어간다고 봤다.


시행령 단서 규정은 무효가 아니라고 했다. 대신 일시보상금을 받은 '뒤에' 지금 상태를 유지하려고 받는 '보존적 치료' 비용만 주지 않는다는 뜻으로 좁게 읽어야 한다고 했다. 병이 재발하거나 악화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면 진료비를 보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일시보상금을 받기 전 쓴 진료비와 이후 적극적 치료에 쓴 것일 수 있는 진료비까지 한꺼번에 거절했다. 재판부는 이를 위법하다고 보고, 줘야 할 부분만 골라내기 어려워 처분 전체를 취소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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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원심이 단서 규정을 곧바로 무효로 본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처분 전체를 취소한 결론은 맞다고 판단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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