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할인' 대신 출국시 환급 방식으로
의약품·화장품 등 1일 구매한도 폐지도
일본이 다음 달부터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소비세 면세제도를 기존 '매장 즉시 할인'에서 '출국 시 사후 환급' 방식으로 전환한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면세품을 저렴하게 사들인 뒤 일본 국내에 재판매하는 불법 '되팔이'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이런 내용의 '리펀드(Refund) 방식' 면세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관광객이 면세점에서 물건을 살 때 소비세를 제외한 가격으로 결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새 제도가 시행되면 관광객은 일본 내 6만4000여개의 면세 매장에서 세금이 포함된 가격으로 상품을 먼저 결제한 다음, 출국할 때 공항이나 항만 세관에서 물품 반출 확인을 거쳐 소비세 상당액을 환급받게 된다. 이는 1952년 구매 시 면세제도를 도입한 지 약 70년 만의 개편이다.
제도를 바꾸는 가장 큰 이유는 면세 혜택을 악용하는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면세로 저렴하게 구매한 물건을 일본 밖으로 가져가지 않고 일본 국내에서 다시 판매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제도 변경 뒤 관광객은 물건을 구매한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공항이나 항구의 출국 구역에 설치된 단말기에 여권을 제시하고 면세 확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별도의 검사가 필요하지 않을 경우 단말기에서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다. 만약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고 표시되면 관광객은 세관 직원에게 물품을 보여주고 실제로 일본 밖으로 반출하는지 확인받아야 한다.
환급은 출국 시 현금으로 받거나, 사전에 지정한 신용카드 매출 취소 등의 방식으로 이뤄진다.
면세 구매 한도도 달라진다. 기존 제도에서는 식품·의약품·화장품 등 소모품에 대해서는 같은 매장에서 1인당 1일 50만엔(약 420만 원)이라는 구매 상한이 적용됐으나, 새 제도에서는 이 상한이 폐지된다. 다만 면세를 적용받기 위한 최소 구매 금액은 같은 매장에서 하루 동안 세전 합계 5000엔(약 4만2000원) 이상으로 그대로 유지된다.
소모품을 별도의 특수 투명 봉투에 넣어 포장하던 절차도 폐지된다. 단 소모품을 일본 안에서 사용하거나 소비하면 환급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일본 유통업계는 긍정적 반응과 부정적 반응을 동시에 보였다. 면세점이나 백화점에서는 구매 상한이 없어지면 일부 고가품의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소모품의 별도 포장 의무가 사라지는 점 역시 매장 운영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환급 절차가 복잡해지면서 관광객이 구매 자체를 줄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출국 시 별도 절차를 거쳐야 하고 환급 수수료까지 발생하면 소비자들이 구매를 꺼릴 수 있다는 것이다.
관광객 마케팅 지원업체 노바르카는 "면세품을 구매해 일본 국내에서 되파는 업자들이 줄어들 경우 백화점 면세 매출이 약 10%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면세 혜택으로 절약한 돈을 백화점 지하 식품관에서 도시락이나 반찬을 구매하는 데 사용하는 연계 소비도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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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약 4268만명, 이들의 여행 소비액은 9조5000억엔으로 각각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일본 정부는 방일 관광객 수를 2030년까지 6000만명, 이들의 소비액을 15조엔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은 만큼 변경된 제도가 관광 소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힘쓸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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